KIA 포수 김민식이 울고 웃고 있다.
김민식은 타격으로 잘나간다. 타율 3할3푼3리, 8타점, 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병살타가 한 개도 없다. 출루율이 4할2푼3리, 득점권 타율이 3할3푼3리를 기록하고 있다. 10개 구단 포수 가운데 공격력만 보자면 상위 클래스에 올라있다. 공포의 8번타자이다.
광주에서 벌이고 있는 LG 트윈스와의 주중 2연승의 주역이었다. 18일 경기에서는 3-3으로 팽팽한 8회말 1사 1,2루에서 유격수 키를 넘기는 결승타를 날리고 4-3 승리를 이끌었다. 17일 경기에서는 2-2 2사 만루에서 깨끗한 우전 적시타를 터트려 2타점을 수확했다. 5-4 승리의 발판이었다.

작년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자청해 참가한 보람이 나왔다. 2할2푼2리에 불과했던 타율을 적어도 2할후반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타격훈련에 매진했다. 몸무게도 불려 제법 탄탄한 근육까지 만들었다. 마무리 효과가 초반부터 나오고 있는 셈이다.
김민식은 "타격에서는 괜찮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겨울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서다보니 공도 잘보이고 안타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안타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틀동안 포수로서 아찔한 순간도 나왔다. 17일 경기에서는 1-1로 팽팽하던 3회초 1사2루에서 팻딘의 투구를 놓치는 바람에 주자의 3주 진출을 허용했고 결국 한 점을 내주었다. 2타점 적시타로 갈음하기는 했지만 흐름을 넘겨줄뻔한 수비였다.
18일 경기에서는 1회초 무사 1루에서 임훈의 번트타구를 처리 못해(실책) 타자주자까지 살려주었고 결국 유강남의 2루타를 맞고 두 점을 헌납했다. 3-2로 앞선 6회초에서도 2사 1,3루에서 헥터의 투구에 임훈이 헛스윙을 했으나 볼을 받지 못했다. 이 틈을 노려 LG 3루주자가 홈을 밟아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틀 동안 패스트볼 2개에 실책까지 했다. 포수로서 팻딘과 헥터의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웃을 수 없었다. 주전포수로서 경기를 하다보면 실수들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포수의 실수는 치명적인 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투수들이 불안하면 투구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더욱 자책감이 컸다.
김민식은 "내가 (포수로서) 잘했다면 헥터의 무난한 승리로 끝나거나 더 편한 경기를 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때문에 결승타를 쳐도 마음이 무겁다. 최근 팀 선발투수들이 승리를 못해 나 때문인가라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