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 폭발’ 최정-로맥, KBO 역사 바꿀 홈런 듀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4.19 11: 02

홈런왕 후보라는 시즌 전 평가 그대로다. SK의 홈런공장을 이끄는 두 축인 최정(31)과 제이미 로맥(32)의 대포가 시즌 시작부터 불을 뿜는다. 역대 첫 동반 45홈런의 가능성도 무르익고 있다.
최정과 로맥은 17일과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3·4번 타순에 위치한 두 선수는 나란히 멀티홈런으로 해결사 몫을 했다. 17일 로맥이 홈런 두 개를 터뜨리자, 이에 질세라 최정은 18일 홈런 두 방을 몰아치며 지난해 홈런왕의 위용을 과시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두 선수는 홈런 부문에서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현 시점 KBO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인 로맥은 10개의 홈런으로 단독 선두다. KBO 역사를 따져 봐도 세 번째로 빠른 10홈런 고지 점령이었다. 최정도 어느새 8개를 쳐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슬로스타터에 가까운 최정이지만, 올해 홈런 페이스는 전혀 그렇지 않다.

로맥은 현 시점만 놓고 본다면 KBO 리그 최고의 타자다. 18일까지 20경기에서 타율 4할1푼, 10홈런, 27타점, 23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335의 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상당 부문에서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로맥에 가려서 그렇지 최정도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볼넷으로 이어가는 노련함이 엿보인다. 시즌 타율은 3할1리지만, 출루율은 4할2푼에 이른다. 8홈런, 17타점, 5도루, OPS 1.105의 전방위적 활약이다.
서로간에 시너지 효과도 있다. 지난해에는 최정과는 까다롭게 승부하고 로맥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굳이 따지면 로맥의 타격 정확도가 최정에 비해 떨어지고, 약점인 코스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맥이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면 상대 투수들은 더 이상 최정을 피해갈 수 없다. 출루율이 4할을 훌쩍 넘는 최정이 루상에 나가 있으면 당연히 로맥도 더 쉽게 상대 투수들과 수싸움을 벌일 수 있다. 주자가 있을 때 실투도 더 많이 나온다.
두 선수는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55홈런 페이스를 훌쩍 넘는다. 로맥은 무려 72홈런 페이스다. 물론 이 추세가 그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다만 40홈런 이상은 충분히 현실 가능한 수치로 보인다. 최정은 이미 2년 연속 40홈런 이상을 때려낸 타자다. 로맥도 지난해 낮은 타율에서도 102경기서 31홈런을 쳤다. 올해는 정확도까지 더 좋아진 만큼 폭발적인 홈런포를 기대할 수 있다.
좀 더 욕심을 내 두 선수가 모두 45홈런 이상을 기록한다면 이것도 KBO 리그 신기록이다. 역사상 한 시즌에 45홈런 이상을 친 사례는 12번 뿐이다. 이 중 단일 팀에서 한 시즌에 두 명을 배출한 사례는 없다. 40홈런으로 기준을 낮추면 1999년 이승엽-스미스(삼성), 2014년 박병호-강정호(넥센)가 있었다. 최정과 로맥이 역사적인 홈런 듀오로 등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상만 없으면 괜한 기대는 아닌 것 같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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