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31)가 마운드 위에서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듀브론트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현재 4경기에 선발 등판한 듀브론트의 성적은 처참하다. 4경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9.68(17⅔이닝 19자책점)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1.98의 저조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올 시즌 새롭게 한국 무대를 밟은 10명의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 NC 로건 베렛과 함께 유이하게 퀄리티 스타트가 없다. 그래도 베렛은 최소 5이닝 이상은 버텨줬고 1승 평균자책점 4.29로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듀브론트는 5이닝을 채우는 것이 힘겹고 승리도 없이 투구 내용까지 불안하다. 그동안 추운 날씨와 미세먼지 등 날씨의 영향을 부진으로 꼽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상 핑계에 가까웠다. 빅리그 31승,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 등의 화려한 커리어로 기준 삼았던 기대감은 그의 실질적 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바뀌었다.
140km 중후반의 속구 평균 구속을 가졌다고 알려졌지만 현재 듀브론트가 구사하는 속구의 평균 구속은 141km 수준이다. 좌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는 구위로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렇다고 제구가 정교한 것도 아니다. 17⅔이닝 동안 15개의 볼넷을 내줬다. 9이닝 당 볼넷으로 환산하면 7.64개에 달한다.
속구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니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아졌다. 커터라는 변형 패스트볼이 있지만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할 정도의 예리함은 없다. 결국 피해가는 투구가 주를 이뤘고 볼넷을 남발하며 와르르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마운드 위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승부의 결과가 나오거나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여기에 주자들이 누상에 나갔을 때 불안수치는 더욱 높아진다.
주자가 없을 시 피안타율은 2할1푼9리에 피홈런도 없다. 하지만 주자가 누상에 나가면 피안타율은 3할2푼5리로 치솟았고 시즌 3개의 피홈런도 모두 주자를 내보낸 뒤에 얻어맞은 것이었다. 득점권 피안타율 역시 3할1푼6리로 높고 포수와의 호흡 문제도 있겠지만 3개의 폭투도 기록했다.
마운드 위에서 평정심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 어떤 상황에서든지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과 차분해지려는 평정심을 유지해야만 안정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지만 듀브론트에게서 그런 평정심을 현재까지는 찾아볼 수 없다. 혼자서 모든 상황을 이겨내려는 욕심과 부담감이 평정심 결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듀브론트와 면담을 통해서 그의 반등을 노려보고자 한다. 조 감독은 "좀 더 공격적인 투구를 했으면 좋겠다. 본인이 1점도 주지 않으려고 너무 신중하게 승부하는 것 같다"면서 "공격적으로 승부해야 6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데 투구수가 너무 많다. 듀브론트와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며 듀브론트의 반전을 다시 한 번 믿었다.
서서히 날이 좋아지면서 날씨에 대한 핑계 거리는 사라졌다. 그동안 나종덕과 호흡을 맞췄지만 최근 등판에서는 레일리와 좋은 호흡을 보여준 김사훈으로 포수를 교체하는 등의 노력도 다했다. 더 이상 주위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듀브론트 스스로 평정심을 찾고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