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힐만 감독, "사인 스틸, 외부 도움은 안 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4.19 17: 43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인 훔치기'에 대해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어디에서든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부의 도움을 받으면 안 된다는 소신을 밝혔다.
1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는 경기 내용이 아닌, 경기 외부적인 이슈로 논란이 일었다. 바로 LG가 KIA 포수의 사인을 분석해 경기장 한켠에 게시했기 때문이다. 사인 훔치기는 사실 암암리에 이뤄진 부분이기는 하다. 그러나 리그 규정상 허용되지 않는 행위다.
LG는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대표이사 명의로 공식 사과를 했고, KBO는 LG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당분간은 시끌벅적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트레이 힐만 감독은 사인 훔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도 큰 경기를 앞두고 사인 훔치기에 대한 논란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보복이나 징계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힐만 감독도 "한국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NPB도 마찬가지다. 어디에서나 노이즈가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힐만 감독은 구체적으로 팀명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MLB의 어느 한 팀은 2루 주자가 포수의 사인을 잘 보기로 유명하다. 포수들도 확실한 대책을 세운다. 2루 주자가 사인을 읽는다 싶으면 최대한 늦게 움직이며 포구한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힐만 감독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포수의 다리에 힘이 빠지고 다리가 벌어진다. 1,3루 코치들이 자세를 눕히면서 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힐만 감독은 "중견수 위에서 카메라가 잡아주는 경우도 있다"면서 자신도 캔자스시티 감독이었던 2008년 사인 훔치기와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인 훔치기를 무조건으로 금지해야 할까. 힐만 감독은 그렇지 않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힐만 감독은 "내가 덕아웃에 있는 상황에서, 만약 상대 3루 코치와 배터리코치 사이의 사인을 간파한 것이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직감으로 봤을 때 이 사인이라고 확신이 들면,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 중 상대의 미세한 부분을 파고드는 것까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하지만 경기에 몰두하고 있는 현장의 관계자 외에, 카메라를 통해 사인을 알려준다든지 전력분석 파트에서 영상을 통해 잡아내 전달하는 등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외부의 요소가 개입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힐만 감독은 팬들의 볼거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카메라가 많아지고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확실한 원칙을 그은 셈이다.
LG를 직접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LG는 전력분석 파트가 상대 사인을 그런 식으로 선수들에게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만 감독은 현장에서 경기 중 직접 잡았다면 모를까,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대의 생각을 밝힌 것이라 볼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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