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년차 포수 나종덕(20)은 올 시즌 사실상 주전으로 뛰고 있다. 팀 내 포수 중 최다 20경기에 출장하며 13번이나 선발 마스크를 썼다.
도루 저지율 3할7푼5리를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 어느 정도 성장세를 보인 나종덕이었지만 약한 타격이 문제였다. 24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시즌 19경기에서 33타수 1안타 타율 3푼에 그쳤다. 볼넷 1개에 삼진 14개. 타점은 하나도 기록 못했다.
이날 KT전에도 첫 타석에서 박세진에게 3구 삼진으로 손쉽게 물러났다. 시즌 타율은 2푼9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서 데뷔 첫 타점을 올리며 경기 분위기를 롯데 쪽으로 가져왔다. 방망이가 아니라 밀어내기 볼넷으로 만든 타점이었다.

1회 4득점으로 4-0 리드를 잡은 롯데는 3회초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신본기가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나종덕이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2-2에서 나종덕은 5~8구 4구 연속 파울 커트로 박세진을 괴롭혔다. 이어 9구째 낮은 커브를 참아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심리적으로 쫓긴 건 투수 박세진. 10구째 체인지업을 낮게 떨어뜨렸지만 나종덕이 속지 않았다. 밀어내기 볼넷. 나종덕의 프로 데뷔 첫 타점이 나온 순간이었다. 투구수 82개가 된 박세진은 나종덕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일찍 내려가야 했다.
롯데는 박세진에 이어 올라온 신병률에게 5회에만 대거 8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나종덕도 5회 좌익수 앞 안타로 시즌 2호 안타를 뽑아냈다. 롯데 덕아웃은 막내 포수가 모처럼 터뜨린 안타에 들썩이며 축제 분위기였다.
나종덕은 8회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3번이나 1루를 밟았다. 이날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1사구로 첫 3출루 경기를 펼쳤다. 롯데의 14-8 완승과 함께 나종덕의 시즌 타율은 5푼6리로 상승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