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승부를 가른 것은 역시 실책이었다. SK는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렀고, 리그 선두 두산의 응집력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두산은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0-9로 이기고 리그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1·2위 팀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은 이 경기는 5회까지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SK가 3-2로 앞선 6회 두산이 대거 8득점하면서 SK를 곤경에 몰아넣었다. 실책이 중요한 승부처로 자리했다.
두산은 1사 후 양의지가 2루타를 치고 나갔다. SK의 다소 느슨한 중계 플레이에 전력 질주한 양의지가 2루에 먼저 도착했다. 그 다음 상황이 결정적이었다. 오재일이 2루수 방면 땅볼을 쳤다. 시프트 상황으로 외야에 나가 있었던 2루수 김성현이 공과의 거리를 좁히면서 송구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재일도 1루로 전력질주하던 상황이라 좋은 승부가 예상되는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이에 급했던 김성현이 공을 뒤로 빠뜨리는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렀다. 2루 주자 양의지는 3루를 돌아 그대로 홈까지 파고들었다. 2사 3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동점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흔들린 서진용을 놓치지 않고 두들겼다. 어마어마한 집중력이었다. 김재호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랐고, 이어 김민혁이 서진용을 상대로 중월 3점 홈런을 터뜨려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오재원도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7-3까지 앞서갔다.
두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진호가 볼넷, 최주환이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3루타를 터뜨렸다. 좌타 라인업을 상대로도 서진용을 밀어붙였던 SK는 부랴부랴 박희수로 투수를 교체했으나 두산은 박건우가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추가했다. 2사 후에는 김재환의 내야안타에 이어 양의지가 중견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로 1점을 더 벌었다. 이 또한 중견수 노수광의 타구 판단이 좋지 않았다.
양의지는 6회 KBO 리그 역대 17번째 ‘한 이닝 2루타 2개’를 기록했다. 실책과 믿었던 서진용의 부진, 두 박자가 느렸던 불펜 운영까지 겹친 SK는 8회 6득점을 하며 마지막까지 힘을 냈으나 1점차로 패했다. 1점이라는 최종 점수에서, 6회 실책 하나는 더 뼈아프게 느껴졌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