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위 팀의 맞대결다운 긴장이 흘렀다. 전날이 치열한 타격을 주고받았다면, 이날은 팽팽한 투수전이 중심에 위치했다. 양팀 선발투수들이 호투를 거듭했다.
리그 2위 SK와 선두 두산은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양팀의 시즌 2차전에서도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는 승부를 벌였다. 24일 첫 대결에서 각각 빅이닝을 주고받은 끝에 9회 2사까지 맞섰던 두 팀은 이날 앙헬 산체스(SK)와 조쉬 린드블럼(두산)이라는 선발들이 자존심 대결을 펼치며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산체스와 린드블럼은 올 시즌 초반 페이스가 가장 좋은 외국인 투수들 중 하나였다. 두 선수 모두 첫 5번의 등판 중 4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를 기록하며 힘을 냈다. 산체스의 평균자책점은 2.32, 린드블럼은 2.78이었다. 이날도 두 투수는 전날 화끈하게 달아오른 상대의 방망이를 식히며 팽팽하게 맞섰다.

시작은 아주 좋지 않았다. 산체스는 1회 선두 류지혁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노수광의 실책으로 무사 2루를 허용했다. 이어진 1사 3루에서 박건우 타석 때 폭투로 1점을 잃었다. 린드블럼도 1회 선두 노수광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한동민에게 우중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하지만 2회부터는 팽팽한 승부였다.
산체스는 매 이닝 150㎞가 넘는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며 두산 타선을 윽박질렀다. 린드블럼은 구속이 산체스에 미치지는 못했으나 140㎞대 중반의 포심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커브 등을 자유자재로 던지며 역시 SK의 장타력을 막아냈다. 두 선수 모두 투구 템포도 빨랐고, 승부도 시원시원했다. 전날이 타자들의 응집력 싸움이었다면, 이날은 투수들의 호투 대결이었다.
하지만 승자는 있어야 했고, 산체스가 판정승을 거뒀다. 산체스가 5회 득점권 위기를 막아낸 반면, 린드블럼은 6회 김동엽에게 솔로포를 허용하고 고개를 숙였다. 산체스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싱싱한 공을 던지며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린드블럼은 6이닝 3실점, 산체스는 7이닝 1실점이었다.
그러나 그런 산체스도 웃지 못했다. 7회까지 잘 막았으나 3-1로 앞선 9회 마무리 박정배가 박건우에게 투런 홈런, 양의지에게 역전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 산체스의 승리 요건도 그렇게 날아갔고 린드블럼은 패전 요건을 지웠다. 공식적으로는 두 선수 모두 승리를 달성하지 못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