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보다 값진 유강남의 블로킹과 투수 리드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26 06: 11

21경기 연속 안타에서 멈췄다. 그러나 안타 보다 값진 승리를 지킨 블로킹이 있었고, 투수의 제구력을 도우려는 헌신의 포구 자세가 돋보였다. 팀을 위한 희생,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비치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  
LG 포수 유강남(26) 이야기다. 유강남은 25일 넥센전 승리 후 더그아웃에서 "연속 안타가 중단돼 아쉽지만, (포수로서) 팀 승리를 지켜낸 것이 더 컸다"는 축하말에 "안타는 못 칠 줄 알았다. 괜찮다. 팀이 이겨서 좋다"고 말했다.  
유강남은 전날까지 21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날 3타수 무안타로 끊어졌다. 6번으로 나선 그는 2회 유격수 병살타, 4호 2루수 뜬공, 6회 삼진으로 물러났다. 8회 LG 공격은 유강남의 바로 앞 5번 채은성에서 3아웃이 되면서 끝났다. 

전날 대타로 나와 쐐기 투런 홈런(시즌 7호)를 터뜨렸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LG의 2-1 승리에서 유강남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차우찬은 경기 후 "유강남의 사인대로 던졌다. 상대 분석을 잘 했다"고 칭찬했다. 또 유강남의 공이 있었다. 경기 전 유강남과 차우찬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유강남은 "이전에 차우찬 선배의 공이 좀 떴다. 오늘 '형, 내가 포구 자세를 조금 바꿔서 더 낮게 할게요'라고 말했다. 형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투수의 제구력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평소 익숙한 자세에서 몸을 더 낮춰서 잡았다. 당연히 포수에게는 부담이 있을 터. 포수의 노력 덕분인지 차우찬은 이날 이전보다 좋은 제구력으로 넥센 타선을 잘 막아냈다. 유강남은 "이전보다 오늘은 직구도 눌려주는 느낌이 있었다. 직구 구위가 좋아졌다"고 차우찬의 구위를 칭찬했다.   
류중일 감독은 승리 소감으로 "한 점 차 이런 경기를 이겨야 강팀이 되고 선수들도 자신감이 생긴다"며 "특히 9회 마지막에 유강남의 블로킹 수비가 돋보였다"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였다.
2-1로 앞선 9회초 넥센은 1사 3루 찬스를 잡았다. 3루에는 주자 장영석. 박정음 타석에서 정찬헌의 3구째 커브 헛스윙 때 공은 원바운드되면서 유강남의 가슴 보호대를 맞고 오른쪽으로 살짝 튕겼다. 유강남이 재빨리 달려가 공을 잡았고, 투수 정찬헌도 홈 커버에 뛰어왔다.
발이 느린 장영석은 3루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유강남의 적절한 블로킹에 이은 후속 동작이 기민하게 빨랐다. 발빠른 대주자가 3루에 있었더라면 홈 쇄도를 해 볼 만한 타이밍이었다. 
LG 투수들은 폭투 16개로 KT(18개)이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유강남은 평소 "블로킹을 더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 부족한 점을 이야기한다. 이날 블로킹은 칭찬받을 만 했다. 
유강남은 타율 3할6푼1리로 7위, 7홈런으로 공동 7위, 20타점으로 공동 12위에 올라 있다. 장타율(.699)과 출루율(.424)을 합친 OPS는 1.123위로 전체 6위다. 차세대 포수 No.1을 향해 성장 중이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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