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는 리그 빅4와 롤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어내겠다."
지난 24일 여의도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45층 회의실에서 열린 e스포츠 기자단 간담회에서 단장인 정혜승 상무를 포함한 한화생명 e스포츠 사무국은 한화생명 e스포츠를 3년 안에 명문팀으로 입지를 굳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실 한화생명 e스포츠의 전신인 락스 타이거즈는 전성기를 구가하게 했던 송경호 한왕호 이서행 김종인 강범현 등이 2016시즌을 마지막으로 이탈하면서 전망이 밝은 팀이 아니었다.
육성의 대가인 강현종 감독을 제 2대 사령탑에 올렸지만 팀 내부적으로 산적한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육성에 중점을 두면서 승강전을 간신히 면하는 이미지였다. 물론 2018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면서 막바지까지 치열하게 5강 경쟁을 벌였지만 냉정하게 5강안에 안착할 수 있는 팀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혜승 단장과 박찬혁 부단장, 김상호 사무국장 등 프론트들의 생각은 달랐다. 현재 강현종 감독이 홀로 이끌었던 운영시스템을 보다 체계적인 육성체제로 힘을 실어주면 한화생명 e스포츠가 강호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들은 3년안에 글로벌 팬덤까지 구축하는 e스포츠 명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거듭 강조했다.
정혜승 단장은 "지난해부터 e스포츠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우선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팀을 인수했지만 당장의 성적보다는 성장을 통해 지속적인 e스포츠 생태계에 보탬이 되고 싶다"면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3년 정도의 운영이 아닌 '라이프 플러스'라는 신규 브랜드에 걸맞는 팀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화생명 e스포츠의 단기적인 시선은 3년 후 2020년 롤드컵 진출이지만 향후 5년 10년 후를 내다보고 있다는 것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e스포츠의 특성상 '선수 생명' 끝난 이후의 커리어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췄다. 당장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것은 없지만 코치, 게임업계 진출, 방송 해설자, 아카데미 운영 등 단발적인 e스포츠 시장 진출이 아닌 대기업으로서 e스포츠 산업 전반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화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야구단도 한화생명 e스포츠에는 좋은 모델이다. 야구단과 골프단 등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e스포츠 팀에 접목해 전력의 선순환 체계구축과 국내 e스포츠 생태계를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단순하게 해외시장과 젊은 2030세대만을 위한 브랜드 마케팅 차원이 아니라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 그룹 전반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전사적인 뒷받침을 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화생명 e스포츠가 과연 단계별 성장을 통해 2020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된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