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외인 투수 중에서 최고 구위"라던 한용덕 한화 감독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한화 외인투수 키버스 샘슨(27)이 압도적인 구위로 에이스 위용을 뽐내고 있다.
샘슨은 지난 25일 광주 KIA전에서 KBO리그 데뷔 후 최고 투구를 했다.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역투로 한화의 3-2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선발승은 따내지 못했지만 첫 무사사구 경기로 7이닝을 91개 공으로 끊었다. 가장 효율적인 투구였다.
이로써 샘슨은 지난 12일 대전 KIA전 6이닝 8탈삼진 1실점, 18일 잠실 두산전 6이닝 10탈삼진 3실점(1자책)에 이어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3경기 모두 1자책점 투구로 내용이 좋았다. 첫 3경기 3패 평균자책점 9.22로 부진했지만 빠르게 만회해가고 있다.

샘슨의 강점은 역시 위력적인 구위.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샘슨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8.03km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에서 LG 헨리 소사(148.91km)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평균 구속은 투구시 릴리스 포인트에서 잰 초속이다.

하지만 홈플레이트에서 구속, 이른바 '종속'으로는 샘슨이 소사를 능가한다. 샘슨의 종속은 136.17km로 규정이닝 투수 1위다. SK 앙헬 산체스(135.97km)가 2위이고, 소사(135.86km)가 3위에 올라있다. 적어도 홈플레이트 앞에선 샘슨의 직구가 가장 빠르다. 직구 탈삼진율도 32.35%로 리그 1위에 빛난다.
한용덕 감독은 시즌 전 캠프 때부터 샘슨의 구위에 최고라 치켜세웠다. 시즌 첫 3경기에선 좋은 공을 갖고도 제구가 안 돼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 가지 팁으로 변화를 줬다. 한화 관계자는 "샘슨은 미국 시절 볼끝 무브먼트를 주기 위해 크로스 스탠스로 던졌다. 한국에선 굳이 볼끝 변화를 안 줘도 통할 수 있는 구위다. 왼쪽 디딤발 놓는 위치를 스트레이트로 바꿔 제구에 안정을 찾았다. 구위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직구와 조합을 맞추는 주무기는 120km대 커브. KIA전에서 샘슨은 1회 최형우, 2회 나지완, 3회 로저 버나디나에게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평균 148km 강속구에 느린 커브를 결정구로 던지니 상대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가 더 어렵다. 샘슨이 지금 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한화도 어디 내놓아도 꿀리지 않을 강력한 에이스를 손에 넣게 된다. /waw@osen.co.kr
[사진] 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