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중요성을 알았다".
한용덕 한화 감독의 어법이 바뀌었다. 한화는 지난 25일 KIA와의 광주경기에서 팽팽한 투수전을 벌인끝에 3-2로 승리를 거두었다. 올해 KIA를 상대로 4전4승의 우위를 점했다. 이날의 승리 공신은 마운드에서 7이닝을 1실점을 막은 키버스 샘슨이었다.
타선에서는 김태균과 이성열이었다. 김태균은 5번타자로 출전해 세 타석까지는 범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2-2로 팽팽한 9회 1사후 KIA 소방수 김세현을 상대로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터트렸다. 복귀 이후 첫 2루타이자 3월 30일 홈런 이후 26일 만에 터진 장타였다. 이성열은 대타 결승타를 날렸다.

김태균은 전날까지 복귀 4경기 모두 6번 지명타자로 나섰다. 생소한 타순이었다. 복귀를 앞두고 한 감독은 김태균의 쓰임새에 대해 "현재 우리 타선이 구성상 나쁘지 않다. 아무래도 교타자인만큼, 4번타자 보다는 6번이나 7번 정도에 들어간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워낙 한화의 중심 타선이 활황세에 있던 터라 강한 김태균을 하위 타선에 배치한다면 짜임새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래도 300홈런을 앞둔 타자에게 '교타자'라는 단어는 화제를 모았다. 컨택 능력도 뛰어난 타자라는 의미가 컸을 것이다. 그런데 교타자라는 말이 각인 효과를 불렀다. 김태균은 6번타자로 4경기에서 장타 없이 3안타만 기록했다.
그 사이 팀은 5연패에 빠졌다. 25일 경기를 앞두고 한용덕 감독은 김태균의 기용법에 변화를 주었다. "태균이의 장타가 한번씩은 나와야 한다. 반드시 나올 것이다"고 말하면서 5번 타순에 배치했다. 마치 스스로 최면을 거는 듯 했다. 공교롭게도 김태균은 9회 결정적 기회를 만들어내는 장타를 터트렸다.
한용덕 감독은 연패에 탈출하자 김태균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태균과 이성열 등 베테랑들이 중요한 순간에 제역할을 잘해줘 연패를 끊었다. 베테랑의 중요성을 알게해준 경기였다"고 극찬했다. 김태균의 소중함을 확인하자 한 감독의 어법에도 극적인 변화가 생겼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