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롯데에서 했지만 실패했다. 모든 것을 바꿨다".
한화 외야수 김민하(29)가 2군 퓨처스리그를 폭격 중이다. 지난 26일 기준 15경기에 출장한 김민하는 49타수 23안타 타율 4할4푼9리 3홈런 19타점 15득점 13볼넷 8삼진 5도루 출루율 5할8푼7리 장타율 .776 OPS 1.363. 퓨처스리그 전체 타율·안타·출루율 1위, 타점·OPS 2위, 장타율 4위에 랭크돼 있다.
경남고-중앙대 출신 김민하는 지난 2011년 롯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2014년 9월6~7일 목동 넥센전에선 손승락 상대로 이틀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5년에는 주전 좌익수 경쟁을 했지만 손목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해에는 1군에 오르지 못했고,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오갈 데 없는 신세였지만 한화에서 테스트를 받고 육성선수로 계약했다. 롯데 시절 인연을 맺었던 장종훈 한화 수석코치의 추천이 있었다. 5월부터 정식 등록이 가능한 육성선수 신분이지만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1군 캠프에도 잠깐 합류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한용덕 감독도 5월 콜업 후보로 거론했다.
김민하는 "롯데에서 7년을 뛰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한화에 와서 그동안 나의 기술이나 스타일을 다 버렸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모든 것을 바꿨다"며 "레그킥을 하지 않고 있다. 야구를 시작한 이후로 다리를 안 들고 쳐본 적이 없는데 한화에서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레그킥을 하지 않으니 변화구 대처도 되고, 삼진보다 볼넷이 많아지고 있다"고 자신의 변화상을 설명했다.

롯데 시절에는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잠재력을 펼치지 못했다. 그는 "부상을 많이 당했다. 롯데에는 감사하고 죄송할 뿐"이라며 "방출 후 한화에서만 연락이 왔다. 어디서든 다시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며 "개막전에 뛸 수 있는 신분이 아닌데도 중간에 1군 캠프에도 갔다. 1군 선수들을 만나 친분도 쌓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감사해했다.
한화에 와선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변화를 시도한다. 주 포지션인 외야뿐만 1루 수비도 겸업 중이다. 김민하는 "아마 시절 1루를 해본 적이 있다. 큰 부담은 없다. 멀티 포지션도 괜찮다"며 "초반에는 감이 좋지 않았지만 결과가 좋게 나오다 보니 자신감이 생긴다. 주루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계훈 한화 퓨처스 감독은 "김민하가 롯데 시절에는 자기 길을 찾지 못했지만 우리 팀에 와서 새로운 각오로 정신력,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인 실력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화 내부에선 "방망이뿐만 아니라 수비가 되는 선수라 1군에서도 쓰임새가 있을 것이다"며 기대를 걸고 있다.
5월부터는 정식 선수로 1군 등록도 가능하다. 한용덕 감독도 김민하의 1군 콜업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민하는 "한 번 실패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한다"며 "1군 합류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지금 페이스를 계속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평정심을 강조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