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지난해 무려 234개의 홈런을 치며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홈런공장’이라는 기분 좋은 별명도 얻었다.
공장장은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팀이 간판스타 최정(31)이다. 최정은 2016년 40홈런, 지난해 46홈런을 치며 2년 연속 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지난해 46개의 홈런은 역대 3루수 최고 기록이기도 했다. 올해도 최정의 홈런 제작은 쉬지 않고 있다. 역대 몇 차례 없는 3년 연속 홈런왕을 향한 발걸음이 가볍다.
최정은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3번 지명타자로 출전, 홈런 두 방을 치며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모두 중요한 순간에 나온 홈런이었다. 0-0으로 맞선 3회에는 장원준을 상대로 결승 투런을 기록했다. 장원준의 조기강판이 이 홈런 한 방에 시작됐다. 4-0으로 앞선 7회 김경근을 상대로 또 홈런을 쳐냈다. 두산이 8회 4점을 뽑아 맹렬히 추격했음을 생각하면 역시 의미가 컸다.

이날 12·13호 홈런을 나란히 쏘아 올린 최정은 팀 동료 제이미 로맥(11개)을 제치고 리그 홈런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한편으로는 4월에만 12개의 홈런을 치며 역대 리그 기록(2004년 박경완 13홈런)에도 한 개를 남겼다.
SK에는 거포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공장장이 공장장인 것은 이유가 있다. 바로 꾸준함이다. 최정은 항상 시즌 초반 타격감을 올리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슬로스타터다. 하지만 홈런 생산은 그렇지 않다. 올 시즌 최정의 가장 긴 홈런 가뭄은 6경기다. 나머지 기간에는 대개 2~3경기마다 하나씩의 홈런을 치고 있다. 특히 4월 18일부터 26일까지 기간은 홈런을 친 경기(5경기)가 그렇지 않은 경기(3경기)보다 더 많다.
공장장도 즐겁다. 자신이 혼자 치는 것보다 다 같이 홈런을 치는 것이 더 좋다는 게 최정의 생각이다. 최정은 팀 홈런 폭발에 대해 “진짜 좋다.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팀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특유의 느낌이 홈런에 있다”고 설명한다.
앞으로의 선전도 다짐하고 있다. 다만 홈런은 부가적인 요소라는 게 최정의 생각이다. “최근 타격감이 들쭉날쭉하다”고 말한 최정은 “홈런보다는 경기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안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더 집중해서 타석에 들어갈 생각”이라면서 “지금은 홈런 생각보다는 시즌 전체를 끌고 갈 감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감이 만들어지는 순간이 공장장의 진짜 시즌 시작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