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경기 장기레이스에서 선발야구는 필수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에 선발야구가 좌우되지만, 최소 5명이 들어가야 할 선발 자리에 국내 투수들의 머릿수가 더 많다. 즉, 토종 선발들의 활약이 뒷받침돼야 장기레이스를 버틸 수 있다.
10개팀들은 적게는 14경기, 많게는 19경기씩 국내 투수들이 선발로 등판했다. 지난 26일까지 외국인 투수들을 제외한 국내 투수들의 선발 평균자책점을 보면 의외의 사실을 발견된다. 리그 전체 1위를 달리며 선발 평균자책점 4위에 올라있는 두산의 평균자책점이 8위로 떨어진 것이다. '외인 원투펀치' 조쉬 린드블럼(4승1패·3.05)-세스 후랭코프(4승·1.55)를 제외하면 리그 하위권 선발로 전락한다.
두산은 국내 선발들이 16경기에서 6승4패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6.44로 10개팀 중 한화(7.14)-KT(6.66)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장원준(2승2패·8.48) 유희관(1승2패·7.18) 등 수년간 활약한 국내 선발들의 부진이 기록상으로도 나타난다.

선발 전환한 이용찬(3승·2.37)이 활약했지만 옆구리 통증으로 이탈한 뒤 대체 선발로 들어온 유재유·이영하도 그리 좋은 투구를 하지 못했다. 토종 선발 경기당 투구도 5이닝을 넘지 못해 불펜 과부하로 이어지고 있다. 두산이 1위를 수성하기 위해선 토종 선발의 분발이 절실하다.

반면 리그 최고의 토종 선발진은 SK가 보유 중이다. SK 국내 투수들은 선발로 나선 17경기에서 9승4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 중이다 10개팀 유일한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김광현(3승1패·3.16) 문승원(1승2패·3.38) 박종훈(4승1패·5.54)뿐만 아니라 임시 선발로 2경기에 투입된 김태훈(1승·2.38)도 수준급 투구로 힘을 보탰다.
외인 투수 앙헬 산체스(3승·2.13) 메릴 켈리(2승1패·3.92)까지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SK는 선발 평균자책점 3.40으로 이 부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1위 두산에 1경기차 2위로 맹추격하고 있는 SK는 선발진을 앞세워 시즌이 갈수록 힘을 발휘할 기세다.
SK에 이어 8위와 10위에 머물러 있는 NC(4.31)-삼성(4.80)이 국내 선발 평균자책점 2~3위에 올랐다. NC는 이재학(1승2패·3.30), 삼성은 김대우(2승1패·2.70)가 선발진의 중심을 잡고 있다. 특히 삼성은 8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국내 선발진 1위.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다음으로 KIA(5.19)-넥센(5.31)-LG(5.34)-롯데(6.01)-두산(6.44)-KT(6.66)-한화(7.14) 순이다. 한화는 구원 평균자책점 2위(3.81)에도 불구하고 국내 선발들의 부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규진(1승2패·9.00) 배영수(1승1패·7.58) 김재영(1승1패·6.10) 등 고정 선발들이 흔들렸다. 이번 주말에는 고졸 신인 투수 김진욱이 데뷔 첫 선발등판을 갖는 등 선발진 구성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waw@osen.co.kr
[사진] 장원준-유희관(위), 김광현-문승원-박종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