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인간으로서 실망스럽고 상처입었다."
일본 언론들은 27일(한국시간)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의 기자회견에서 대서특필로 보도했다. 이날 할릴호지치 기자회견에는 무려 350명의 기자가 몰려 일본 내부의 관심을 증명했다.
JFA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할릴호지치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한 뒤 후임 사령탑에 니시노 아키라(63)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차기 감독으로 선정했다.

한편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난 21일 프랑스에서 출발해 하네다 공항을 통해 일본에 도착,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섰다. 입국장에서 할릴호지치 감독은 바로 옆에 있던 통역이 눈물을 흘리자 자신도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하늘을 바라보며 선글라스로 눈물을 가리기도 했다.
당시 할릴호지치 감독은 "진실을 찾아 왔다"면서 "정말 짜증나는 상황에 몰아 넣고 나를 휴지통에 버린 것 같은 상태"며 "일본에 오는 것은 언제나 기쁜 마음이지만 이번은 좀 특별하다"면서 "45년 동안 축구에 관여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한 상태다. 진실을 찾아왔다"고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JFA의 타지마 고조 회장은 "할릴호지치 감독의 해임 이유는 선수들과 소통이 없었기 때문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할릴호지치 감독은 정면으로 타지마 회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런 식으로 일본을 떠날지는 전혀 몰랐다. 최악의 악몽에서도 꿈꾼 적이 없는 일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인간으로서 실망스럽고 상처입었다. 45년 축구 인생에서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다"고 해임 당시를 회고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일본 대표팀에 부임한 이후 3년 동안 특별히 다른 사람들과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적은 전혀 없다. 특히 선수와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3년 동안 지속적으로 해외파 선수건 국내파 선수건 가리지 않고 연락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외파 선수들과 전화로 자주 연락했다. 국내파도 마찬가지. 선수와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다는 JFA의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한편 대표팀의 직원들은 각자 자신의 업무를 잘해줬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해임 당시 타지마 회장과 파리에서 만났던 할릴호지치 감독은 "뭔지도 모르고 호텔가서 만났다. 그 자리에서 해임을 통보해서 '처음에는 농담이겠거니'라고 생각했다. 진심인걸 알고 '왜 해임됐나'고 물었다. 커뮤니케이션이 부재라는 주장에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내가 어떤 선수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인지 되묻자 '선수단 전반적에 해당하는 문제'라는 답이 5문이 지나서 나왔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대체 누구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인가. 일본 선수단의 선수로부터 많은 격려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후 할릴호지치 감독은 해임 직후 선수나 코칭 스태프가 보낸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를 읽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폭로전으로 JFA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과연 JFA가 어떠한 대답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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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래는 JFA 타지마 회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