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날이 있다. 폭넓은 외야 수비력을 자랑하는 제라드 호잉(29·한화)도 예외는 아니었다.
호잉은 지난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3-3 동점으로 맞선 8회말 2사 1·3루에서 신본기의 우측 라인드라이브를 놓쳤다. 빠르게 신본기의 타구를 쫓은 호잉은 그러나 포구 순간 갑자기 주저앉았다. 타구는 호잉의 글러브를 맞고 땅에 떨어졌고, 승부를 가른 결승타가 됐다. 기록은 안타 처리.
워낙 수비 잘하기로 소문난 호잉이었지만 불가항력적인 요소였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28일 롯데전을 앞두고 "라이트 불빛에 가려 타구를 놓친 것이다. 어제(27일) 경기는 전체적으로 운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4회 롯데 이대호의 땅볼이 3루 베이스를 맞고 안타가 된 것, 5회 무사 1루에서 배영수가 보크 판정을 받은 것이 그랬다.

호잉도 전날 상황에 대해 "1년에 한두 번씩 나온다. 미국에서도 가끔씩 있는 일이었다. 지난 광주 원정에서도 라이트에 들어간 타구를 놓쳤지만 잡았다"며 "경기 전에도 사직구장이 처음이고, 조명 위치가 조금 걱정됐는데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한국에서 첫 해라 처음 보는 구장이 많다. 적응 과정이 조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불가피하게 놓친 타구였지만 호잉에게는 이 역시 적응의 과정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