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에서 공격수로. 이광선이 팀을 위해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헌신하며 팀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상주 상무는 28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10라운드 FC 서울과 경기에서 상대 공세를 버티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울은 승점 1점을 추가하며 승점 10점(2승 4무 4패)으로 부진을 이어갔다. 상주 역시 2연승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승점 14점(4승 2무 4패)를 기록했다.
상주는 '주포' 주민규가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 경기전 김태완 감독은 "민규는 5월 되서야 훈련을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원하는 대로 선수단을 꾸릴 수 없는 상주 사정으로 인해 대체로 나설 장신 공격수가 없는 상황.

김태완 감독은 수비수 이광선을 공격수로 세우는 것을 선택했다. 직전 라운드 대구 FC전에 이어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된 이광선은 서울전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보였다. 상주의 강력한 2선과 측면 공격을 받아내며 서울 수비수들과 제공권 다툼에서 압승을 거뒀다.
상주가 단조로운 측면을 통한 크로스 공격만을 시도했어도, 서울을 위협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광선 덕이었다. 이광선은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수 차례 위협적인 장면으로 서울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또한 수비수 출신답게 적극적으로 수비에도 가담하며 서울의 맹공을 막아내는데도 기여했다.
경기 후 이광선은 제 포지션이 아닌 자리에 기용되는 것이 어색하지 않냐는 질문에 "상주 오기 전인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에도 수비와 공격을 오갔다. 특별히 어색하지는 않다. 아쉬운 점이라면 내가 해줘야 되는 전술인데 골을 못 넣어서 아쉽다"고 답했다,
상주는 홍철-김민우의 왼쪽 측면과 김태환-김호남의 오른쪽 측면을 앞세워 이광선의 높이를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 이날 상주의 위협적인 장면은 모두 이광선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광선은 "다른 친구들이 잘해줬는데 내가 마무리를 못한 것이 아쉽다"고 웃음을 보이며 "다음 경기는 더 잘하도록 하겠다. 꼭 골을 넣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경기 후 김태완 감독은 인터뷰서 "광선이가 자기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 민규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제공권을 잡고 빠른 2선이 침투하는 축구를 하고 있다. 재미 없는 축구지만 스쿼드 상 어쩔 수 없다. 주민규가 돌아올 때 까지 그대로 갈 것이다"고 밝혔다.
결국 당분간 이광선은 공격수로 기용될 수 밖에 없다. 이광선은 씩씩하게 "선수면 포지션을 따지지 않고 출전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왕 공격수로 기용된다면 골을 넣어서 팀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 그런데 너무 머리만 쓰지 말고 발기술도 연습 해야겠다"고 미소를 보였다.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이광선은 힘든 팀을 위해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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