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는 몸쪽으로 던지지 않겠다".
뉴욕 양키스 '에이스' 루이스 세베리노(24)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에 오르며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올해도 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61 탈삼진 42개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평균 구속 97마일을 넘는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한다.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 홈경기에 나선 세베리노는 7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역투했다. 선발승은 놓쳤지만 양키스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세베리노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 때문이었다.

세베리노는 2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오타니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투수가 홈런을 맞는 건 흔한 일이지만, 세베리노로선 최고의 공을 던지고도 홈런을 허용한 게 놀라웠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97.2마일(약 156.5km) 포심 패스트볼을 몸쪽에 제대로 붙였지만 오타니의 스윙에 딱 걸렸다.
오타니는 번개 같은 스윙으로 세베리노의 강속구를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쳤다. 타구 속도는 112마일로 약 180km. 총알 같이 넘어갔다. 타구 발사각도 23도로 이상적이었고, 홈런 비거리는 410피트로 약 125m. 시즌 4호 홈런은 지금껏 그가 터뜨린 홈런 중 가장 파괴적이었다.

경기 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베리노는 "오타니가 잘했다. 다음에는 그에게 몸쪽을 던지지 않을 것이다. 바깥쪽만 던질 것이다. 그것도 패스트볼이 아닌 체인지업만 던져야 할 것 같다"며 "오타니는 좋은 투수이자 타자다. 좋은 공이었지만 그가 홈런을 쳤다"고 인정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도 상대팀이지만 오타니의 홈런에 감탄했다. 분 감독은 "훌륭한 스윙이었다. 세베리노가 몸쪽으로 97마일 공을 던졌는데 멋진 스윙으로 홈런을 만들었다. 나쁜 공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몸쪽으로 제구가 잘된 강속구를 홈런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타자로 출장한 12경기에서 오타니는 44타수 15안타 타율 3할4푼 4홈런 12타점 6득점 3볼넷 12삼진 OPS 1.065를 기록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할 때만 해도 몸쪽이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기우였다. 세베리노의 156km 강속구도 홈런으로 만들 만큼 오타니의 파괴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waw@osen.co.kr
[사진] 오타니(위)-세베리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