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 감독이 '국가대표 김재영 만들기' 프로젝트에 두 팔 벗고 나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겨냥해 김재영을 홍보하는 데 앞장섰다.
김재영은 지난 28일 사직 롯데전에서 올 시즌 최고 투구를 했다. 6⅓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무자책) 호투로 한화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승(1패)째를 거둔 김재영은 평균자책점도 4.67로 낮췄다. 최근 2경기에선 11⅔이닝 2자책점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경기 후 한용덕 감독은 인상적인 코멘트를 남겼다. 한 감독은 "선발 김재영이 제 몫을 해줬다. 자신감이 생겼다. 최근 던지는 것을 보면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최종 발탁 염원을 담아 공개적으로 '영업 멘트'를 한 것이다.

한화는 지난 9일 발표된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 109명 중 7명의 선수가 들어갔다. 그 중 20대 선수는 투수 김재영과 내야수 하주석 둘뿐이다,. 하주석이 일찌감치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반면 대졸 3년차 김재영은 미필이다. 한화의 예비 엔트리 선수 중 유일한 미필 선수이기도 하다.
한화로선 토종 에이스로 육성 중인 김재영이 아시안게임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 리빌딩, 세대교체에 힘이 붙는다. 한화로선 나름 팀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작업이다. 복수의 선수들이 포함된 다른 팀들과 달리 한화는 김재영 홍보에 올인할 수 있다.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도 투수 조장 정우람이 아시안게임에 나갔으면 하는 선수로 주저하지 않고 김재영을 꼽았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같은 사이드암 선발 유형의 선수들에 확실한 비교 우위를 점해야 한다. 예비 엔트리에는 임기영(KIA), 이재학(NC), 한현희(넥센), 고영표(KT) 등이 있다. 그동안 실적으로 본다면 김재영이 뒤진다. 하지만 6월경 최종 엔트리 발탁 때 성적과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
김재영은 점차 토종 에이스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28일 롯데전에서 2회 2루수 정근우, 3회 1루수 송광민이 실책을 범했지만 김재영은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항상 수비 도움을 받아왔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내가 최소 실점으로 막으면 선배님들의 실수가 묻힐 수 있을 것 같아 집중했다"고 말했다. 에이스로서 단단한 멘탈을 만들어가고 있다.
팀에서도 에이스 대우를 하기 시작했다. 이날 롯데전에서 6회까지 99개 공을 던졌지만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한 타자를 잡고 내려갔다. 김재영은 "코치님께서 7회 등판 의지를 물어보길래 '힘이 남아이어서 더 던지겠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셨기 때문에 7회에도 나가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투심 패스트볼의 활용도를 높였다. 직구-포크볼 투피치로 단조로운 투구패턴에 변화를 줄 새로운 무기로 투심이 떠올랐다. 김재영은 "원래 잘 안 던졌는데 송진우 코치님께서 '움직임이 괜찮으니 많이 써보라'고 하셨다. 미세한 변화이지만 정타가 안 나오고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만족해했다.
한용덕 감독의 믿음과 지지 속에 국가대표 꿈이 무르익어가는 김재영. 반짝 활약이 아니라 꾸준하게 페이스를 이어가는 게 과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