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필승조 김지용(30)이 또다시 '만루 위기'에 투입돼 불을 완벽하게 껐다.
28일 잠실 삼성전, 6-3으로 쫓긴 6회 1사 만루 대량 실점 위기에서 김지용이 호출됐다. LG는 6회 선발 김대현이 2사사구, 좌완 원포인트 최성훈이 2볼넷을 허용했다. 3루측 삼성 관중석 달아올랐다.
김지용은 예리한 슬라이더로 위기를 삭제했다. 첫 타자 김상수 상대로 1볼에서 슬라이더 3개를 연속 던져 헛스윙 삼진. 이원석도 슬라이더만 2개 던져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 승계 주자 실점을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삼성 관중석은 침묵 상태가 됐고, LG 관중석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후 8회 1사까지 2이닝을 던지며 1피안타 1실점(7회 강민호에게 솔로 홈런 허용)을 기록했다. 그러나 6회 1사 만루 위기를 막은 것이 승리에 결정적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오늘도 김지용이 위기를 잘 막았다"고 칭찬했다.
# 만루를 즐기는 사나이
김지용은 지난 21일 NC전에서 6-2로 앞선 6회 무사 만루에서 등판, 모창민-최준석-김성욱을 KKK 탈삼진쇼로 위기를 막아내기도 했다. 벤치에서 승부처라고 판단해 조기 투입했다. 올 시즌 만루(무사 또는 1사)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경우가 5차례나 된다. 만루에서 성적은 9타석 8타수 2피안타 4탈삼진 1병살타를 기록했다. 대단히 잘 막은 것이다.
김지용은 만루에서 마음가짐을 묻자 "아무 생각없이 던진다. 포수 사인 대로 던지는데 집중한다. 점수나 만루 상황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하게 주자가 많이 있으면 집중도 잘 되고, 제구도 잘 되는 것 같다"며 "만루라고 소극적이지 않고 공격적으로 던진다. 볼카운트가 유리해지면서 타자와 승부에서 많이 이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갓지디, 만루변태
별명 이야기가 나오자 김지용은 "갓지디는 알고 있다"고 했다. 빅뱅 지디와 이름이 같아 팬들이 부르는 별명이다. 이제는 팬들 사이에 '만루변태'도 언급된다고 하자 그는 "처음 듣는 얘기다. 내가 인터넷을 하지 않아 잘 모른다"며 "그런데 만루변태는 좋은 뜻인거죠"라고 반문하며 웃었다. 만루 위기를 즐기며 잘 막아낸다는 의미다.
김지용은 "이미지트레이닝을 할 때는 한국시리즈 무사 만루에서 막아내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수 유강남의 리드를 다시 한번 칭찬했다. 그는 "강남이가 상대 타자들을 잘 분석한다. 대부분 강남이 사인에 따라 던진다. 95% 정도, 어쩌다 5% 정도 내가 결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정구를 선택할 때 어쩌다 느낌이 올 때가 있다. 그럴 때 한 번씩 내 생각대로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 2016시즌보다 더 좋다
김지용은 2016년 3승4패 17홀드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하며 LG 불펜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후반기 34경기에 출장해 2승3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68, 그 해 LG 대반격의 주역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4승3패 3세이브 8홀드 5.09로 부진했다. 2016시즌 많이 던진 후유증 탓인지 팔꿈치 통증이 오면서 구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2016시즌 후반기와 비교하는 질문에 그는 "지금이 더 좋다. 지금은 제구 실수가 거의 없는 것 같다"며 "슬라이더가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지금은 아프지 않아 자신있게 던진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직구, 슬라이더 투 피치이지만 제구력이 좋은 것이 호투 비결이다. 스피드 가감을 통해 슬라이더를 2종류로 던지는 것은 변함없다.
그는 "평균자책점은 언젠가 올라간다. 내 역할을 잘 해 팀이 승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내일도 던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