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KLPGA 시즌 첫 메이저 대관...5개대회서 2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8.04.29 15: 41

 ‘에너자이저’ 장하나(26, 비씨카드)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8 시즌 첫 번째 메이저퀸의 자리를 꿰찼다. 메이저 타이틀만 개인통산 3번째다.  
장하나는 29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 6,729야드)에서 펼쳐진 ‘제40회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우승 상금 2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14언더파 274타의 성적으로 시즌 2번째, 개인통산 10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또한 1978년 이래 한명현 안종현 구옥희 강춘자로 이어지는 KLPGA 챔피언십의 마흔번째 우승자가 됐다. 
핀 위치가 까다롭고 메이저대회라는 중압감이 컸던 탓인지, 경기 내용은 드라마틱한 장면 없이 답답했다. 가고자 하는데 발 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마음은 달리고 있는데, 발걸음은 제자리 걸음이다. 이 상황이 꿈에 나타났다면 악몽이다.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 나선 선두권 선수들의 마음이 이랬을 법하다. 마음은 가고자 하나 레이크우드의 까다로운 그린은 좀처럼 선수들에게 버디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린은 공을 세우기 조차 힘들었고, 그나마 홀컵으로 흐르는 라인은 자유분방 하기 짝이 없다.  
이런 난관을 극복한 이에게 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퀸의 명예가 주어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한국과 미국 무대를 오가며 많은 경험을 쌓았고, 부상에서 회복 돼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올라 있으며, 에너지 넘치는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 장하나는 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가 우승자에게 바라는 요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마음은 가고자 하나 발은 잘 움직이지 않는 조건은 장하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파4 3번홀 보기 후 4번홀(파4) 바운스백, 파5 11번홀 버디 후 14번홀 보기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하나는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난관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다. 
챔피언조에서 출발한 하민송(22, 롯데)의 플레이가 장하나와 대조적이었다. 하민송은 전반홀에서는 장하나를 위협할 정도로 상승세였다. 1, 4, 6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나가며 한때 장하나와 공동 선두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하민송은 8, 10번홀 보기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선두 장하나가 11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기운을 되살리자 하민송은 12번홀서 보기를 범하며 경쟁에서 물러섰다. 
1, 2라운드에서 공동선두-단독선두로 기세를 떨쳤던 김지영(22, SK네트웍스)은 3라운드에서의 부진이 최종라운드 전반홀까지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아 타수를 줄여야 하는 전반 홀에서 보기 3개, 버디 1개로 도리어 타수를 잃었다. 다행히 경기 막판에 컨디션을 되찾아 12언더파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2년째 슈퍼 루키 최혜진은 16번홀 이후 3연속 버디를 잡아 내는 막판 스퍼트로 김지영과 동타를 이뤘다.
내외적 조건과 상관 없이 승승장구한 선수도 있었다. 7언더파 공동 8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던 이승현이 버디 4개, 보기 1개로 선두를 위협(10언더파 4위)했고, 이다연은 이날 하루만 8타를 줄이는 기염을 토하며 순위를 수직으로 상승(8언더파 공동 7위)시켰다. 
작년 6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국내로 복귀한 장하나는 2017시즌에는 우승 소식을 들려주지 못했다. 17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만 2차례 했다. 그러나 다시 안정을 찾은 올시즌은 시작부터가 달랐다. 지난 3월 11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다시 한 달여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소식을 추가했다.
올 시즌 5개 대회에서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기록한 장하나(3억 9282만 원)는 상금왕 순위에서도 2위 최혜진과 차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100c@osen.co.kr
[사진] 장하나가 밝은 얼굴로 ‘제40회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번홀을 시작하고 있다. /양주=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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