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장하나(26, 비씨카드) 시대'가 다시 열리는 걸까? 작년 6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국내로 복귀하면서 예견 됐던 일이긴 하지만, 천하의 장하나도 적응기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작년 17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만 2번을 했던 장하나가 2018시즌에는 초반부터 고삐를 바짝 잡아 당기고 있다. KLPGA 투어 정규대회 6개 중 5개에 출전해 우승컵 2개를 확보했다.
장하나는 29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 6,729야드)에서 펼쳐진 ‘제40회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우승 상금 2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14언더파 274타의 성적으로 우승 했다. 지난 3월 11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우승 이후 한 달여만에 추가한 우승 소식이다. 시즌 2승째이면서 개인 통산 10승째 우승. 더불어 올 시즌 첫 번째 메이저퀸의 영예도 얻었다.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은 이번이 3번째다.

이날의 우승은 작년 이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는 의미도 있다. 작년에는 9월에 열렸던 이 대회에서 장하나는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장수연(24, 롯데)에게 덜미를 잡혀 역전패 했다.
장하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우승 세리머니에도 작년의 아쉬움을 털어내는 의미를 담았다. 장하나는 이날도 우승 확정 후 카메라 앞에서 춤을 췄는데, 어깨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는 듯한 동작을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장하나는 "작년에 큰 타수차로 출발했는데도 아쉽게 2등을 했다. KLPGA 챔피언십 40주년인 올해에 우승하려고 그랬던 모양이다. 작년 이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내는 마음을 춤 동작에 담았다. 요즘 아주 핫하다는 먼지 털기 춤을 췄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보수적인 플레이를 하다가 우승을 놓쳤다고 생각해 오늘은 스코어에 신경 안쓰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자고 캐디와 작전을 짰다"는 장하나는 "캐디가 우승 안해도 좋으니까 오늘은 치고 싶은 스코어대로 쳐보자고 했다. 그래서인지 2타차인데도 불구히고 편안하게 쳤다"고 말했다.

준우승만 2차례 했던 작년 시즌에는 불안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복귀 이후 주위의 기대가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조급하기도 했고,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시드 걱정을 하기도 했다"는 장하나는 "겨울 동안 베트남에 가서 티칭 프로 없이 매일 혼자서 4시 반에 일어나 훈련을 했다. 시즌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프로를 만났고, 그후 스윙에 대한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개인 타이틀 목표에 대해서는 "욕심 같아서는 전관왕을 하고 싶지만, 개인 타이틀은 열심히 좋은 성적으로 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5승 이상 하고 싶고, 꾸준한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무대를 오가며 많은 경험을 쌓았고, 국내 무대에도 충분한 적응기를 가졌으며, 에너지 넘치는 낙천적인 성격을 지닌 장하나.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이 '다시 장하나 시대'를 여는 신호탄은 아닐까? 장하나는 LPGA 대회 출전에 대해 "LPGA 메이저대회 시드를 올해도 확보하고 있지만 난 이미 국내로 복귀를 했기 때문에 국내 대회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KLPGA 대회가 70, LPGA가 30이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사진] ‘제40회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작년 준우승의 아쉬움을 떨친 장하나가 우승 세리머니로 먼지털기 춤을 선보이고 있다. /양주=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