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개조한 경남이 방패 바꾼 인천을 눌렀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4.29 17: 53

창을 개조한 경남FC가 방패를 바꾼 인천 유나이티드를 제압했다.
경남은 29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10라운드 원정 경기서 인천에 극적인 3-2 펠레 스코어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수적 열세를 이겨낸 짜릿한 승리였다.
경남은 이날 승리로 승점 17을 기록, 다득점서 제주에 앞서며 3위로 도약했다. 반면 인천은 승점 6, 11위에 머물렀다.

승리가 절실한 인천과 경남은 배수진을 쳤다. 7경기(3무 4패) 연속 무승 고리를 끊으려는 인천과 5경기(2무 3패) 연속 무승 늪에서 탈출하려는 경남의 맞대결이었다. 
두 팀 모두 변화의 칼날을 꺼내들었지만 위치는 달랐다. 경남은 무딘 창끝을 개조했고, 인천은 허술한 방패를 바꿨다. 경남은 주축 공격수 말컹이 벤치에서 시작했고, 쿠니모토도 명단 제외됐다. 후반 조커로 자주 나섰던 권용현과 R리그서 경험을 쌓은 김종진이 선발 출격해 둘의 자리를 꿰찼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말컹이 정신력이 조금 약해 이번 기회에 도전정신을 심어주려고 했다. 쿠니모토 등 외국인 선수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실점이 많아 윙어가 수비 가담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다른 형태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은 붙박이 중앙 수비수인 부노자와 '주장' 최종환이 벤치로 밀려났다. 대신 박종진과 김대중이 선발 기회를 잡았다. 주전 미드필더인 한석종도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올 시즌 출전 시계가 제로인 윤상호가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이기형 인천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조금 더 간절한 선수들도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며 "후반 추가시간에 계속 골을 내줘 선수들이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마지막까지 자신감 있게 하자고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홈팀 인천은 4-3-3을 가동했다. 무고사가 원톱 공격수로 출격했고, 문선민과 쿠비가 좌우 측면에서 지원했다. 중원은 아길라르, 윤상호, 고슬기가 구축했다. 포백은 김용환, 이윤표, 김대중, 박종진이 형성했다. 골문은 이태희가 지켰다.
경남은 4-4-2로 맞섰다. 네게바와 김종진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권용현과 김효기가 측면에서 도왔다. 중원은 하성민과 최영준이 구성했다. 포백은 최재수, 여성해, 박지수, 우주성이 형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손정현이 꼈다.
인천이 전반 9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무고사의 스루 패스를 받은 문선민이 왼발로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남도 곧바로 따라갔다. 인천의 패스미스를 가로 챈 네게바가 아크서클 근처서 지체없는 중거리 슈팅으로 인천의 골네트를 갈랐다. 인천이 다시 한 번 앞서나갔다. 전반 36분 아길라르의 침투 패스를 받은 문선민이 박스 안에서 재치 있는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재차 리드를 안겼다.
경남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변화를 줬다. 권용현과 김종진이 나오고 말컹과 배기종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4분 만에 무용지물이 되는 듯했다. 경남의 공격수 네게바가 뒤에서 아길라르를 고의로 걷어 차 VAR 판독 결과, 레드카드를 받았다. 
10분 만에 다시 한 번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인천은 수비수 김용환이 배기종에게 푸싱 반칙을 가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경남은 키커로 나선 말컹의 슈팅이 이태희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재차 밀어넣으며 균형추를 맞췄다.
인천은 후반 28분 아길라르가 나오고 이정빈이 들어갔다. 경남은 3분 뒤 하성민 대신 조재철이 투입됐다. 인천은 수적 우세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미소를 지은 건 경남이었다. 종료 1분 전 박지수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경남에 승리를 안겼다.
두 팀의 용단은 경남의 미소로 매조지됐다. 경남은 5경기 무승에서 탈출했다. 반면 인천은 8경기 연속 웃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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