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3연속 위닝시리즈다. 롯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진격의 서막을 알리기 시작한 걸까.
롯데는 29일 사직 한화전에서 4-3으로 승리, 주말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주중 KT와 수원 원정 3연전에도 2승1패를 거둔 롯데는 이에 앞서 지난 주말 SK와 사직 홈 3연전에도 2승1패를 한 바 있다. 최근 3연속 위닝시리즈. 바닥을 치고 상승 페이스다.
최근 9경기에서 롯데는 6승3패를 기록, 이 기간 LG(8승1패)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8연승을 질주하던 LG의 기세가 폭발적이라 묻혀 있었지만 롯데도 알게 모르게 올라왔다. 지난 25일에는 시즌 첫 탈꼴찌에 성공했고, 아직 순위는 9위이지만 4~5위 KT·한화와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개막 7연패로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솟아날 구멍이 없어 보였다. 당시 거의 바닥을 치던 타격 페이스가 이제는 완연히 살아났다. 최근 9경기 팀 타율 3위(.294)로 회복세에 있다. 이대호가 이 기간 타율 4할1푼9리 3홈런 9타점으로 OPS 1.120으로 살아났다.
여기에 하위타선에서 신본기가 깜짝 활약 중이다. 이 기간 타율 3할6푼7리 3홈런 12타점 OPS 1.174로 이대호 뺨치는 존재감이다. 이병규(.348·2홈런·4타점)가 꾸준하게 활약 중이고, 민병헌(.353·2홈런·7타점)도 침체를 벗어나다. 타선 흐름이 괜찮다.
불펜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이 기간 5회까지 앞선 6경기를 모두 잡았다. 마무리 손승락이 5경기에서 세이브 4개를 올리며 6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오현택도 5경기에 나와 모두 홀드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2.84로 '필승맨' 위용을 뽐냈고, 진명호도 5경기에서 2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2.08로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 같은 호성적에도 롯데에는 불안요소가 적잖게 남아있다. 외인 3인방 듀브론트·레일리·번즈의 동반 부진, 박세웅·송승준·조정훈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 이에 따른 선발진 붕괴 문제가 크다. 최근 9경기에도 선발승은 단 1승뿐, 이 기간 선발 평균자책점 5.98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그런데도 6승3패를 거둔 게 대단하다.
타선이 터지고 구원들이 분투하고 있지만 방망이와 불펜 야구로는 상승세가 오래 가기 어렵다. 선발들이 어떻게든 살아나서 버텨야 한다. 아직 박세웅과 송승준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조원우 감독은 "박세웅과 송승준보다 조정훈이 먼저 올 것 같다"며 "타격 페이스가 올라온 만큼 선발들이 조금만 해주면 상승세를 탈 수 있다. 결국 듀브론트와 레일리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3연속 위닝시리즈에도 불구하고 롯데의 진격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건 희망적이다. 조원우 감독은 29일 한화전 승리 후 "최근 중간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손승락의 희생, 오현택의 역투가 팀의 승리를 지켜주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러 선수들이 두루 활약하며 위닝시리즈를 가져올 수 있었다. 조금씩 밸런스를 맞춰나가면 좋은 경기를 팬들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