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초반 퓨처스리그(2군)의 최고 스타는 단연 이성규(25·경찰야구단)다. 퓨처스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갈아치울 기세로 달려 나가고 있다. 이성규를 비롯, 지난 주 퓨처스리그 소식을 모아봤다.
▶ 20경기 14홈런-27타점, 이성규의 무한질주
이성규의 활약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성규는 30일 현재 퓨처스리그 20경기에서 타율 3할9푼1리, 14홈런, 27타점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무려 1.058에 이른다. 지난 주에도 맹활약이 이어졌다. 6경기에서 10안타를 때렸고, 10안타 중 홈런이 무려 7개였다.

퓨처스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은 지난해 문상철(국군체육부대)의 36개다. 이 홈런 또한 종전 기록을 한참 뛰어 넘은 것이었는데, 이성규는 올해 그것조차 무난하게 뛰어넘을 페이스다. 1군 콜업의 변수가 없이 한 시즌을 오롯이 퓨처스리그에서 뛴다는 것도 이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사실 이성규는 이런 성적과 어울리는 전형적인 거포 이미지의 선수가 아니었다. 177㎝의 비교적 작은 체구를 지닌 내야수로 중장거리 쪽에 가깝다. 광주동성고와 인하대를 거치며 “펀치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지난 2016년 삼성의 2차 4라운드(전체 31순위)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의 홈런포를 기대한 이는 없었다. 이성규의 잠재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야구단과 경기를 치르며 이성규를 지켜볼 기회가 있었던 한 관계자는 “물론 벽제구장의 특성도 어느 정도 감안을 해야겠지만, 공에 힘을 전달하는 능력이 아마추어 시절에 비해 아주 좋아졌다. 1군에서도 중장거리 타자로 발전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선수다. 자신감과 수비력이 붙는다면 전역 후가 기대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당분간은 이성규가 퓨처스리그 최고의 스타가 될 전망이다.
▶ 1군 선수들의 땀방울, 2군 생활 탈출?
2군에 내려와 조정 기간을 거치고 있는 선수들도 몇몇 있다. KIA는 부상을 당했던 이범호가 안치홍이 지난 주말 퓨처스리그에 출전해 감각을 점검했다.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면 이번 주에 등록돼 1군에 선을 보일 예정이다. 두산은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다시 2군에 내려와 조정 중이다. 그러나 지난 주말 KIA와의 3연전에서는 합계 13타수 3안타에 머물렀다.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LG는 안익훈이 1군 재진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안익훈은 2군으로 내려온 뒤 5경기에서 타율 4할1푼2리, 3타점을 기록하며 무난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1군에 반드시 필요한 전력인 만큼 류중일 감독도 이 성적을 눈여겨볼 만하다.
NC는 원종현 임창민이라는 1군 핵심 투수들이 2군에서 구위를 점검 중이다. 원종현은 29일 경찰야구단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가 2⅓이닝 5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임창민은 28일 경기에서 1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숫자로 드러나는 기록만 놓고 보면 그렇게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1군 선수들의 퓨처스리그 출전은 뭔가의 목적을 두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결국 그 과정을 평가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2군에 내려간 정현이 심리적 스트레스 조절을 마치고 27일부터 경기에 나서고 있다. 3경기에서 타율 3할을 기록했다. 역시 조만간 1군 재진입이 기대된다. 한화는 권혁 최진행이 아직 2군에 있다. 이 중 권혁은 28일과 29일 연투를 하며 합계 2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군 진입의 마지막 테스트 진행을 의미할 수 있다. 롯데는 조정훈이 29일 화성전에서 1이닝을 던지며 올 시즌 첫 실전 경기를 마쳤다.
▶ 경찰야구단 1위 유지, 혼전의 남부리그
북부리그는 이성규의 대활약을 등에 업은 경찰야구단이 11승7패2무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성규 뿐만 아니라 배병옥 홍창기 임지열 김주현 등이 타선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대은 박준표라는 선발들의 활약도 좋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LG가 1경기차로 2위, 화성(넥센 2군)이 1.5경기차로 3위다.
남부리그는 국군체육부대(상무)가 의외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상무는 퓨처스리그의 최강자로 오랜기간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30일까지 7승8패3무에 머물고 있다. 최강자가 고전하고 있는 양상에서 남부리그 순위표도 일대 혼전이다. 1위 KIA(9승7패2무)와 6위 KT(7승9패3무)까지의 승차가 단 2경기에 불과하다. 한 관계자는 “상무가 못한다기보다는 각 구단 2군의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면서 “상무가 치고 나갈 때 누가 견제할 수 있느냐도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