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면 길이된다! 우리가 가야 길이된다!.
수원 삼성의 홈 구장인 빅버드에 가면 경기 직전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장내 아나운서의 우렁찬 목소리로 K리그 명문구단의 색깔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다.
하지만 명문 구단의 선수인 곽광선은 자신이 걷는 길을 훼손하며 걸었다. 가뜩이나 경기장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리그 상황에서 최고의 팀중 하나인 수원 소속인 곽광선은 잔디 훼손 뿐만 아니라 관중들과 대립까지 이루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8일 전주에서 열린 K리그 1 2018 10라운드 전북과 수원 경기는 전북의 2-0 승리로 마감됐다. 수원은 전반에 2명 퇴장 당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친 끝에 패배를 맛보고 말았다.
문제는 경기 후 벌어졌다. 수원 곽광선은 축구화를 갖고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일부러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거칠게 차며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그 상황에서 전북팬들은 곽광선에게 불만을 표출했고 선수도 함께 맞서며 소란이 생겼다.
또 더 커진 문제는 수원팬이 그라운드로 들어와 전북팬과 마찰을 일으킬 심산으로 달려 들면서 문제가 커질 위기에 빠졌다. 다행이 곧바로 달려온 경기장 관계자에 의해 관중은 돌아갔다. 수원 구단 관계자도 그라운드에 들어온 관중에게 빨리 돌아가라며 밀어냈다.
큰 문제는 바로 경기장 훼손이다.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행동이다. 최근 갑작스런 기후 변화로 인해 K리그 각 구단들은 운동장 관리에 여념 없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경우 관리 주체와 함께 대규모 비용을 들여 대대적인 보수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도 마찬가지.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전주는 경기장 관리에 굉장히 많은 공을 들였다. 또 올 시즌에도 쾌적한 잔디를 만들기 위해 구단-관리 공단은 철저하게 관리중이다. 또 오는 5월 전주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A 대표팀의 평가전이 열리기 때문에 잔디에 대한 집중도는 굉장히 높다.
태클 및 경기 도중 일어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곽광선은 도를 넘는 행동을 했다. 한 두 차례가 아니라 경기장을 빠져 나오면서 잔디를 걷어찼다.
분명 이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비단 동업자 정신 뿐만 아니라 연맹의 행보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쾌적한 잔디를 만들기 위해 '그린 스타디움'상을 만들었다. 잔디 관리를 잘하는 구단에게 상을 수여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면 선수들은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수원 구단은 항상 우리가 가면 길이 된다. 우리가 가야 길이 된다는 말로 리그 선도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낸다. 그러나 수원 소속 선수는 자신이 가는 길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경기력은 좋지 않거나 좋을 수 있다. 또 이길 수 있고 패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동업자 정신을 망각하는 행위는 문제가 크다.
전주월드경기장을 관리하는 전주시 시설관리 공단은 밤 새 보식작업을 실시했다. 곧바로 이어질 경기에 대비했다. 평소 한 두군데만 처리하면 끝날 일이었지만 이날은 20군데 이상 작업을 실시해야 했다. 이유는 분명하게 경기장에서 나타났다. / 10bird@osen.co.kr
[사진] 온라인 동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