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그대에게'에서 하석진이 강렬한 코믹연기로 안방극장을 사로 잡았다.
30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연출 한상재, 극본 명수현, 백선우, 최보림)'에서는 결정잘해남으로 변신한 하석진이 그려졌다.
이날 하석진은 교통사고 피해환자로 특별 출연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것이었다. 같은 입원실을 쓰고 있는 대방(데프콘 분)은 인사를 나누면서 TV채널을 마음대로 돌렸다. 채널 결정장애를 보이고 있는 대방을 답답해하던 석진은 결국 리모컨을 빼앗으며 "전 어제부터 엠카 보기로 결정했다, 다음은 문제적 남자, 신서유기, 인생술집"이라면서 "무슨 일이든 결정 못하고 고민하는 것이 가장 시간이 아깝다. 제 별명이 '결정잘해'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석진은 윤주(이채영 분)에게 치료를 받았다. 출중한 외모를 가진 윤주를 보며 석진은 "혹시 남자친구 있으시냐"고 질문, 이어 "저랑 데이트 어떠시냐, 오늘 저녁으로 결정했다"며 애정공세를 펼쳤다. 윤주가 담당 환자와 식사하지 않는다고 하자, 석진은 "퇴원수속 밟으러 가겠다"면서 다짜고짜 퇴원하려 했고, 결국 윤주는 그런 석진을 말리며 데이트 신청을 받아줬다.
계속해서 윤주에게 "내 이상형"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시, 대방은 자신에겐 거절했던 윤주를 떠올리며 배신감에 찼다. 급기야 대방은 두 사람을 보며 환상을 떠올렸다. 대방의 상상 속에서 석진은 윤주에게 "당신 미모를 이대로 보고 있기가 힘들다, 포옹하기로 결정"이라면서 기습 포옹, 계속해서 "당신 미모의 취해 키스하기로 결정"이라며 진한 입맞춤까지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비록 대방의 환상이었지만 말끝마다 '결정'을 붙인 석진의 말투가 시청자들의 배꼽을 훔친 것. 급기야 석진은 윤주와 식사하면서도 "저랑 사귀시죠"라며 "그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주는 "그건 빠르다"며 거절, 석진은 "결정하려 고민하는 시간 아깝다"면서 휴대폰으로 母에게 전화를 걸더니 "며느리 될 사람과 인사해라"며 결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해 윤주를 당황시켰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신혼집부터 자녀계획, 그리고 60대노후에 이어 죽는 나이까지 모두 결정해 놓은 석진을 보며 윤주는 경악했다. 결국 철저하게 윤주에게 퇴짜를 맞은 석진, 이때 대망이 나타나 매달리는 석진을 막았다. 석진과 대망은 결정잘해와 결정장애 대립까지 펼쳐 또 한번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지금까지 뇌섹남 이미지가 강해,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회사원 역을 자주 맡았던 하석진의 연기변신이었다. 능청스럽게 "결정"을 외치며 괴짜환자로 변신한 그의 폭풍 코믹열연이 웃음을 안겼으며, 그의 카멜레온 같은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가히 '고퀄' 카메오라 칭할 만했다.
한편, 하석진은 ‘혼술남녀’에서 함께 작업했던 명수현 작가와의 인연으로 ‘시그대’ 특별 출연을 흔쾌히 승낙, 끈끈한 의리를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su0818@osen.co.kr
[사진]'시를 잊은 그대에게'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