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FC서울은 지난달 30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황선홍 감독이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날(29일) 구단에 사의를 표명, 고심 끝에 황 감독의 뜻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황 감독 후임으로 팀의 빠른 안정을 위해 이을용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 남은 시즌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재하 서울 단장은 1일 오전 OSEN과 전화통화서 "사퇴 전날 밤 황선홍 감독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 최근 팀의 부진한 성적 등 여러 가지로 심리적인 압박감이 커 정말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이 단장에게 그간의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팀을 잘 이끌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책임을 지고 뭔가를 하는 게 팀에 보탬이 될 것 같다. 나 스스로도 힘들다. 조금 쉬는 게 최선의 방법 같다. 제발 사퇴를 수용해줬으면 좋겠다."
황선홍 감독의 복잡했던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황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올 시즌 내내 팬들로부터 '사퇴'의 압박을 받았다. 와중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의 SNS 파동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던 황새는 고심 끝에 스스로 날개를 접었다.
이 단장은 이을용 감독대행 선임에 대해선 "오늘 당장 경남 원정을 떠나야 한다. 시간적인 제약이 있어 선택폭이 상당히 좁았다"며 "최용수 감독 등도 후보군에 있었지만 이을용 대행 체제로 가는 것으로 결론이 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팀 분위기가 어수선 하겠지만 잘 추스르려면 내부 사정을 아는 사람이 적합했다. 이을용 대행은 그런 부분에서 장점이 있다"며 "감독 경험이 없는 게 단점이지만 처음부터 감독 경험이 있는 사람은 없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서울은 황 감독의 사퇴로 새 출발선에 섰다. 이을용 대행 체제의 서울은 당장 시험대에 오른다. 오는 2일 경남(3위) 원정 경기 이후 5일 라이벌 수원 삼성(2위)을 안방으로 초대해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를 벌인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