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민 이탈' NC 불펜, 재편과 위험 극복 '이중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5.03 08: 00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줄 것이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듯 했지만 머릿 속은 복잡했을 터이다. 지난 2일 오전, NC에는 침울한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
지난 2015년부터 마무리 투수를 맡았고 NC에서만 총 94세이브를 따냈던, 리그를 대표하는 클로저로 거듭난 임창민(33)이 우측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는 소식이었다. 구단은 일단 임창민과 면담을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지만, 임창민 본인의 수술 의지가 워낙 강했고, 병원 정밀검진 결과도 수술을 권유했다. 결국 임창민은 올 시즌을 마감했고, 재활 기간을 고려하면 내년 시즌 중반까지 1군 마운드에서는 모습을 보기 힘들 전망이다.   

올 시즌 안 그래도 불펜진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험난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던 NC였다. NC가 그동안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서 뒷문이 가장 안정적이었기 때문. 하지만 올 시즌 NC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76으로 전체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김진성, 원종현, 임창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3인방은 NC 불펜의 핵심축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선발진에 대한 아쉬움을 누누이 토로했다. 어쩔 수 없이 불펜 야구를 펼쳐야 했고 승부사로서 불펜진의 힘으로 레이스를 펼쳤고 김진성, 원종현, 임창민은 김경문 감독이 펼치는 용병술의 핵심 자원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축이 흔들렸다. 선발진도 왕웨이중을 제외하면 꾸준히 활약하지 못하는 가운데 필승조 3인방은 모두 시즌 초반 난조를 겪었다.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모두 빠진 시기가 있었다. 김진성은 다시 돌아와 힘을 보태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보여줬던 퍼포먼스는 아니다. 원종현은 10경기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2.15의 기록을 남기며 지난달 1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많은 공을 던지며 감을 찾게끔 하고 있다. 그리고 임창민은 팔꿈치 수술까지 받게 됐다.
이제는 임창민의 부재는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필승조를 재편해야 한다. 임창민이 맡았던 마무리 투수의 바통은 일찍이 재정비 기간을 갖고 돌아온 이민호가 맡을 예정. 올 시즌 9경기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1군 엔트리에 복귀한 이후 7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이민호가 돌아오면서 뒷문의 안정감은 어느 정도 회복했다.
하지만 이민호를 보좌할 선수들까지 재편의 범위를 넓힐 경우 고민은 깊어진다. 김진성이 셋업맨 역할을 맡겠지만 예전과 같은 강력한 위력을 선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2차 드래프트로 합류한 유원상도 과거 필승조 경험을 살려 첫 6경기에서는 3개의 홀드를 따냈지만 이후 기복이 생겼고 4월 평균자책점 6.97(10⅓이닝 8자책점)에 머물렀다. 최근 3경기 등판에서는 모두 실점을 기록했다. 두 번의 수술을 딛고 돌아온 2014년 2차 1라운더 배재환도 초반 유원상과 함께 힘을 보태다가 휴식 차원에서 말소됐다. 그나마 좌완 필승조로 리그 홀드 3위(7개)에 올라 있는 강윤구(19경기 ERA 2.79)가 현재 NC 불펜진의 대들보로 거듭나고 있다. 
이들이 온전히 필승조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위험부담도 크다. 현재 팀 타선의 모습으로는 언제나 접전 상황을 맞이해야 하는 불펜진이다. 구위와 경험이 상황을 이겨내리라는 확신을 하기 힘들다.
특히 김진성과 원종현에게도 임창민과 마찬가지의 위험신호가 뜬 상황일지도 모른다. 임창민은 2014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4년 간, 227경기 253⅓이닝을 소화하며 4387개의 공을 던졌다. 이 기간 불펜 투수들 가운데 경기 수, 이닝, 투구 수 모두 최다 5위에 해당됐다. 김진성의 경우 같은 기간 경기 수 2위(255경기), 이닝 1위(288⅓이닝), 투구 수 2위(4847개)로 임창민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서서 공을 던졌다. 원종현도 대장암 수술 여파로 2015년 1년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총 195경기 221⅓이닝 동안 3588개의 공을 던졌다. 불펜 투수로 10위권의 기록들이었다. 결국 잦은 투구의 여파가 현재까지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시선을 피할 수 없고, 임창민의 팔꿈치 수술로 위험 신호는 증폭되어가고 있다.
과연 NC는 불펜진의 전면 재편, 그리고 위험 신호의 극복이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고 다시금 팀의 근간을  재건시킬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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