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는’ 양현종-정우람, 토종 최고 자리 질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03 06: 31

그간 리그 정상급 마운드 자원 중 올 시즌 출발이 유독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양현종(30·KIA)과 정우람(33·한화)에게는 해당이 없는 이야기다. 흔들림 없는 활약으로 팀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다.
2일 현재 양현종과 정우람은 선발과 불펜에서 국내선수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양현종은 시즌 7경기에서 49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2패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 중이다. 7경기 중 5경기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경기였다. 정우람은 13경기에서 12⅓이닝을 던지며 1승9세이브 평균자책점 1.46의 짠물투를 펼치고 있다.
이런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MLB) 선수 평가 모델에서 국내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양현종은 마이크 톰 탱고의 선발 사이영상 예측 모델을 적용했을 때 2일 현재 14.45점을 얻어 김광현(SK·11.1), 이재학(NC·9.5)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정우람은 빌 제임스의 사이영상 예측 모델에서 35.00 포인트를 얻어 함덕주(두산·34.00), 정찬헌(LG·33.19)에 앞선 불펜 1위를 기록 중이다.

양현종은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은 KIA에서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다. 3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어깨에 힘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는 점에서도 역시 에이스라는 평가가 절로 난다. 평균자책점은 지난해(3.44)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고,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는 지난해 3.94에서 올해 3.47로 더 떨어졌다. 기본적으로 상대에 출루를 덜 허용하고 있다.
정우람은 한화의 수호신이다. 한용덕 감독의 철저한 관리 속에 한화 이적 후 최고의 성적을 찍을 기세다. 13경기에서 블론세이브는 한 번에 불과했고, 피안타율(.174), 이닝당출루허용률(0.81) 또한 아주 좋다. 어마어마한 성적을 냈던 2008년이나 2011년의 세부 지표와 비교했을 때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양현종은 2년 연속 20승에 도전한다. 지난해에 비하면 팀 승리가 적어 페이스가 다소 처지는 양상이지만, KIA가 언제까지 이 성적에 머물러 있을 팀은 아니다. 지금도 17승 정도가 가능한 추세로 꾸준히 달려가면 언젠가는 보일 이정표다. 한편 토종 최고 선발 칭호는 수성이 유력하다. 장원준(두산) 차우찬(LG) 등 경쟁자들의 출발이 그렇게 좋지 않다. 그나마 포인트상 비교가 가능한 김광현(SK)은 이닝제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우람은 첫 구원왕에 도전한다. 두 차례 홀드왕을 차지한 정우람은 2012년 30세이브(5위), 지난해 26세이브(3위)를 기록했으나 아직 구원왕과는 인연이 없었다. 현재 공동 1위를 달리고 있고, 한화도 5할선에서 꾸준히 버티고 있는 만큼 욕심을 낼 만하다. 최근 리그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돌고 있는 ‘불펜 FA’에 대한 관점도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양현종(왼쪽)-정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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