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투수 수난시대가 도래했다. 9회만 되면 살떨리는 승부가 연출되고 있다. 그야말로 공포의 9회. 이대로라면 역대 한 시즌 최다 블론세이브의 해가 될 듯하다.
올 시즌 유독 마무리투수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KIA 김세현은 지난 3일 사직 롯데전에 이어 4일 광주 NC전까지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올 시즌 벌써 블론세이브 4개에 5패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9.24. 지난해 우승 청부사로 활약했던 김세현이 무너지면서 KIA는 9회 뒷문이 뻥 뚫렸다.
같은 날인 4일에는 삼성 마무리 장필준도 시즌 처음으로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6-5로 앞선 9회 제라드 호잉에게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잠실 LG전에서 세이브를 거뒀지만 9회 2실점으로 살얼음 세이브를 하기도 했다. 장필준의 평균자책점도 4.91로 마무리투수치곤 높다.

8연승 이후 5연패로 급추락하고 있는 LG에선 정찬헌의 마무리 실패가 뼈아팠다.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 정찬헌이 2실점으로 무너져 끝내기 역전패했고, 팀 분위기가 급속히 가라앉았다. 정찬헌은 9세이브를 올렸지만 2패와 함께 블론이 3개 있다. 평균자책점은 4.00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리그 상당수 마무리투수들이 그렇다. SK 박정배도 8세이브를 거뒀지만 블론 2개 포함 평균자책점 4.20이다. 넥센 조상우는 7세이브를 올렸으나 블론 3개로 세이브 확률이 70%에 그치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4.61. 롯데 손승락만이 6세이브에 블론이 없지만 평균자책점은 4.15로 높은 편이다. 두산 김강률도 5세이브, 2블론으로 평균자책점은 9.00까지 크게 치솟은 상태다.
불펜야구로 성공했던 NC도 마무리 임창민이 3세이브 평균자책점 6.43으로 부하며 2군에 갔고,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1승11세이브 평균자책점 1.32에 블론이 1개밖에 없는 '최강 마무리' 정우람을 보유한 한화만이 그나마 9회 공포증에서 자유롭다. 대부분의 팀들이 마무리 악재에 시달린다.
지난 4일까지 시즌 170경기에서 블론세이브는 모두 49개. 지금 페이스라면 시즌을 마쳤을 때 리그 전체 블론은 무려 208개에 달한다. 블론세이브가 본격 집계된 2006년 이후 역대 최다 블론세이브 기록이 유력하다. 과거보다 경기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3.47경기당 한 번 꼴로 블론세이브가 나오고 있는데 이 역시 역대 기록이다. 하루 5경기 중 최소 1경기에선 블론세이브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06년 504경기에서 리그 전체 블론세이브는 84개로 6경기에 한 번 꼴로 볼 수 있었다. 2007년(82개) 2008년(91개) 2009년(92개)까지만 해도 100개를 넘지 않았던 블론은 2010년(113개)로 처음 100개를 돌파했다. 이어 2011~2012년(100개)을 거쳐 2013년(126개), 2014년(145개), 2015년(136개), 2016년(158개), 2017년(174개) 매년 급증하고 있다. 갈수록 9회가 살 떨린다. 특급 마무리투수의 중요성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정찬헌-김세현-장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