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왜 사과 안 할까"
'서울메이트' 외국인 손님들이 우리의 위안부 역사를 공부했다. 이를 지켜본 패널들과 시청자들은 함께 슬퍼했고 여전히 진행 중인 아픈 역사에 분노했다. 눈물이 흐르는 건 당연했다.
5일 방송된 올리브 '서울메이트'에서 뉴질랜드에서 온 모녀 캐서린과 틸리는 위안부 역사박물관을 찾았다. 소유는 스케줄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고 모녀만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박물관을 탐방했다.

곳곳에 한국사의 아픔이 가득했다. 대부분 14세에서 19세였던 일제강점기 위안부 소녀들의 사진과 일본군의 만행이 적힌 일기 등이 역사적 증거로 남아 있었다. 캐서린과 틸리는 이를 돌아보며 제 일처럼 가슴 아파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의 만행을 폭로하며 "내가 증거다"라고 소리치는 영상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평생동안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며 아픈 역사를 알리다가 세상을 떠난 분들이 많다는 얘기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틸리와 캐서린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여전히 일본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해 투쟁하고 있다는 걸 알고 깊게 공감했다. 그들의 아픔과 강한 정신력을 담은 소녀상과 같이 사진을 찍으며 메시지를 온몸으로 느꼈다.
촬영 당시는 수요일. 두 사람은 날씨와 상관없이 매주 수요일에 시위가 진행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영상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울분을 느낀 틸리는 "오늘도 하나요? 우리가 사는 동안 일어나는 역사네요"라며 안타까워했다.
딸 틸리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문화를 배우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국에 올 때 알아야 할 아주 중요한 부분을 배운 것 같다. 슬프긴 했지만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두 사람은 박물관 2층에 마련된 추모관을 둘러보며 다시 한번 울컥했다. "얼굴을 직접 보니까 더 와닿는다"며 슬퍼했고 "일본은 왜 사과를 안 할까. 진심 어린 사과라도 했더라면. 인정만 했어도"라고 아쉬워했다.
계속 눈시울을 붉혔던 캐서린은 "전혀 몰랐던 한국인의 삶에 대해 알게 됐다. 강렬함의 연속이었다. 정말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 한 나라와 한 여자로서의 아픔을 알게 됐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곳에 가게 돼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 여행 온 이들 모녀는 첫 날부터 한국의 역사를 공부하고 아픔을 공유했다. 대부분 외국 여행을 하면 유명 관광지나 맛집에 가기 마련. 하지만 캐서린-틸리 모녀는 한국인들마저 부끄럽게 만드는 여행을 택했다.
결국 눈물을 흘린 김숙은 "너무 슬프다. 정말 반성하게 된다. 관광지에 가거나 쇼핑하기 바쁠 텐데 뉴질랜드에서 역사 공부를 해 온 메이트라니. 여행 첫날부터 의미 있는 곳을 방문했다는 게 훌륭하고 미안하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그의 마음이 곧 시청자들의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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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메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