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악재’ 류현진, 영건들과 선발 경쟁 재돌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06 06: 01

갑작스러운 사타구니 근육 부상은 류현진(31·LA 다저스)의 많은 것을 앗아갔다. 두 달의 이상의 공백은 선발 로테이션 사수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원정 등판 도중 발생한 사타구니 근육 문제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상황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근육이 심하게 찢어져 앞으로 두 달 이상 마운드에 서지 못할 예정이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의 복귀 시점을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 즉 후반기 시작쯤으로 제시했다.
5월과 6월, 그리고 7월의 상당 부분을 날리게 될 위기다. 물론 어깨나 팔꿈치와 같이 아주 민감한 부위의 부상은 아니다. 그러나 부위가 어디든 두 달 이상의 재활을 필요로 하는 부상을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 여기에 사타구니는 부상 재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4월의 눈부신 상승세가 끊겼다는 점에서도 야속하다.

류현진은 부상 전까지 다저스 선발투수 중 최고의 평균자책점과 세부 지표를 자랑했다. 시작은 5선발이었지만, 활약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못지않았다. 실제 다저스 투수 중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가 가장 뛰어난 선수가 류현진이었다. 현지 언론에서도 에이스급 대우를 했다. 하지만 두 달 이상의 공백은 이 흐름을 끊을 수 있을뿐더러, 그 강렬했던 인상을 상당 부분 희석시키기 충분한 시간이다. 오히려 우려감만 증폭될 수 있다.
공교롭게도 팀 마운드의 최대 기대주인 우완 워커 뷸러(24)의 활약이 놀랍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 데뷔, 올해는 선발 데뷔전을 가진 뷸러는 3경기에서 16이닝을 던지며 2승 평균자책점 1.13의 역투를 이어가고 있다. 5일 샌디에이고전에서도 선발로 나가 6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역사적인 ‘팀 노히터’의 선봉장이 됐다.
로버츠 감독은 이미 류현진을 대신할 선수로 뷸러를 낙점했다. 이런 뷸러가 좋은 활약을 보이면서 나머지 선발투수들의 자리에 위협을 줄지도 관심사다. 뷸러는 분명 다저스의 미래고, 구단도 올해 적절한 기회를 주며 성장을 돕는다는 심산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류현진의 부상으로 그 구상이 상당 부분 앞당겨졌다.
물론 뷸러는 적절한 이닝제한이 있을 예정이다. 여기에 분석을 당한 뒤의 투구 내용도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평균 96마일(154㎞)의 강속구는 다저스의 기대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훌리오 유리아스도 후반기 복귀를 정조준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서는 큰 전략적 가치를 갖는다. 언젠가는 ‘쓸 수밖에’ 없는 선수들이다.
지역 언론인 LA 타임스도 5일 “류현진의 근육 부상으로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는 전열에서 이탈한다. 다저스는 5선발 자원이 필요한데, 뷸러가 세 번의 기회에서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고 현지의 기대치를 대변했다.
기존 선발투수들이 무난한 활약을 보인다면 네 자리는 굳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만약 류현진의 복귀 시점까지 뷸러 등 다른 투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다저스 프런트의 머리도 아파진다. 물론 베테랑 류현진을 우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시 구위를 검증해야 한다는 점은 압박이다. 한편으로 류현진은 올해가 끝나면 없을 선수일 수 있지만, 뷸러 등 영건들은 그렇지 않다는 점도 엄연한 현실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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