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인지…" 장원삼 부활, 삼성도 끝나지 않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5.06 06: 30

"라팍에서 언제 선발승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5일 대구 한화전에 승리투수가 된 삼성 좌완 장원삼(35)은 기억이 가물가물한 표정이었다. 이날 장원삼은 7이닝 8피안타 1사구 5탈삼진 3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2016년부터 개장한 라이온즈파크에선 개인 두 번째 선발승. 지난 2106년 5월5일 넥센전 6⅔이닝 2실점 첫 승 이후 732일만이었다. 
장원삼은 "라팍에서 언제 선발승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팬들 앞에서 단상 인터뷰를 한 기억도 가물가물하다"며 웃은 뒤 "몇 년 동안 계속 안 좋았다. 이제는 선발 자리를 보장받은 게 아니다. 한 경기, 한 경기 살얼음판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팍으로 홈구장을 이동한 2016년부터 장원삼은 내리막을 걸었다. 2016년 5승8패2홀드 평균자책점 7.01, 2017년 4승5패6홀드 평균자책점 5.61. 선발에서 구원으로 밀려났고, 1군보다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견디기 쉽지 않은 시련이었지만 장원삼은 주저앉지 않았다. 
올 시즌 5년 만에 삼성으로 돌아온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는 "장원삼은 꼭 필요한 전력이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오치아이 코치가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2012년 장원삼은 리그 다승왕(17승)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은 전성기였다. 삼성 왕조 정점을 찍은 시기이기도 했다. 
장원삼은 "올해 오치아이 코치님이 오시면서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내가 제일 좋았을 때 오치아이 코치님이 일본에 돌아가셨다. 나에 대해 좋은 이미지만 생각하고 계셨지만 5년 만에 이렇게 망가졌다"며 "아직까진 퐁당퐁당 투구를 하고 있어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다음 경기에도 잘 던져야한다"고 말했다. 
한화전에서 장원삼은 최고 144km 직구를 던지며 좌우 코너워크가 잘 이뤄졌다. 전성기 시절처럼 우타자 몸쪽, 좌타자 바깥쪽을 날카롭게 찔렀다. 탈삼진 5개 중에서 4개가 루킹 삼진으로 칼날 제구였다. 장원삼답게 공격적인 투구로 살아났다. 그는 "첫 타자부터 공격적으로 내 스타일대로 던졌다"고 말했다. 
아직 완벽한 부활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반등 계기를 마련한 건 분명하다. 김대우가 2군으로 내려갔고, 양창섭의 복귀에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장원삼이 로테이션을 지킬 전망이다. 
장원삼은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가 나갈 때마다 이길 수 있게 한다면 좋을 것 같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불펜도 안정된 만큼 선발진이 힘을 내면 잘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장원삼이 보란 듯 살아난 것처럼 삼성도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다. 장원삼도, 삼성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waw@osen.co.kr
[사진] 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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