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불운 아이콘’ 문승원의 웃음, “그래도 10승이 목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06 15: 22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가장 불운한 사나이는 문승원(29·SK)이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문승원은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문승원은 이날 7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를 맞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데다 불펜도 난조를 보이며 결국 시즌 2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하지만 문승원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웃는다. 성적표를 보면 문승원의 미소에는 다 이유가 있다.
문승원은 시즌 7경기에서 40⅔이닝을 던지며 1승3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순항하고 있다. 세 차례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전체 10위다. 국내 선수 중 문승원보다 더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양현종(KIA)과 이재학(NC) 뿐이다. QS+는 양현종에 이어 2위다.

지난해 첫 풀타임 선발로 쌓은 경험의 덕을 보고 있다는 게 문승원의 이야기다. 문승원은 “작년에 풀타임 선발로 뛰면서 경험치가 조금은 쌓인 것 같다. 경기의 흐름이 더 잘 느껴지고 재원이형과의 호흡도 더욱 잘 맞는다”면서 올 시즌 초반 순항의 이유로 세 가지 요인을 뽑았다. 문승원은 “크게는 정신적인 부분과 공격적으로 피칭하려고 하는 부분, 그리고 변화구 제구 등 3가지가 이전과 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승원은 “작년에는 마운드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는데 올해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던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손혁 코치님께서 캠프 때부터 믿음을 주시고 지속적으로 조언해 주시는 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이어 “작년에는 어떻게든 안 맞으려고 했었는데 요즘은 어떻게 하면 타자들이 빨리 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빠른 카운트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며 공격적인 승부가 주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문승원은 33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와중에 7개의 볼넷만을 내줬다. 탈삼진/볼넷 비율은 4.71로 리그 7위를 달리고 있다. 적극적인 승부는 필연적으로 피안타율의 증가를 부르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주자가 덜 쌓이니 평균자책점은 낮아지고 있다. 위기상황을 넘어가는 능력도 좋아졌다. 문승원의 시즌 잔루율은 83.7%로 리그 2위다. 병살타 유도율 또한 리그 TOP 10이다.
문승원은 “마지막으로 변화구도 원하는 대로 제구가 잘 되고 있다. 생각이 편해지니까 더 마음먹은 대로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문승원은 평균 144㎞에 이르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진다. 스태미너와 더불어 완성형 선발로 클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은 이유다. 올해는 체인지업과 커브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는데 결국 제구에 대한 자신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1승이다. 적어도 QS+를 기록한 경기에서라도 승리를 따냈다면 최소 3승인데, 아직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 하지만 문승원은 “올해는 꼭 10승을 하고 싶다”면서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했다. 지금의 투구 내용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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