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만 피하자?' 배트 검사, 더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09 10: 01

8일 프로야구가 열린 5개 구장에서는 선수들의 방망이가 화제였다. 타격이 아닌, 검사 때문이었다. KBO가 일제히 선수들의 배트 검사를 실시한 결과였다.
경기에 앞서 5개 구장에서는 심판진이 선수들의 배트를 꼼꼼하게 점검했다. 공인되지 않은 배트가 있는지, 혹은 공인배트로 신고했던 방망이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는지 비교한 것이다. KBO가 대대적인 배트검사를 한 것은 일부 선수들 방망이의 도료가 너무 진하다는 지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규약 '배트 공인규정' 4조 2항에는 ‘표면에 도포하는 도료는 자연색, 담황색, 다갈색, 검은색에 한하며, 반드시 나무의 결이 보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도료가 너무 짙으면 나뭇결이 잘 보이지 않고 이는 자칫 부정배트 사용을 숨기려 한다는 의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규정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해 KBO가 현장 실사에 나선 것이다.

검사 결과 총 7자루의 배트가 사용 금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것이 부정배트라는 의미는 아니다. KBO에서 인정하는 공인배트였으며, 다만 너무 짙은 도료로 인해 나뭇결이 잘 보이지 않았다. 심판진은 사용을 하지 말 것을 권장했으며, 일부는 아예 사용하지 않은 새 방망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도 이와 같은 지시에 따랐다. 징계로 이어질 만한 큰 파장은 없었다.
다만 이러한 검사가 좀 더 주기적으로, 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BO가 정기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1년에 몇 차례 안 되는 수준이다. 선수들이 이를 피해간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검사를 한다고 예정된 날은 멀쩡한 방망이를 가져오고, 그렇지 않은 날은 도료가 좀 더 짙은 방망이를 들고 나온다는 의혹이 파다하다.
나뭇결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도료를 칠하는 것은 엄밀한 규정 위반이다. 여기에 일부 관계자들은 “그런 방망이의 경우 비거리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리그의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부정배트는 아니더라도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옳다.
선수들 스스로 이 규정을 잘 지키면 가장 좋겠지만, “언제든지 점검이 나올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꼭 단속의 차원이 아니더라도 점검 과정에서 기준 등에 대해 선수들에게 충분히 설명한다면 향후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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