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방망이 논란'에 휩싸였다.
KBO는 지난 8일 5개 구장 10개 구단을 대상으로 방망이 검사를 일제히 실시했다. 방망이 검사는 매년 시즌 중에 한 번씩 실시하는 일이다.
경기에 앞서서 진행된 이번 검사에서는 총 6명의 배트 7개가 규정 위반으로 지적받았다. 두산 김재환(2자루), KIA 정성훈(1자루), 롯데 김사훈(1자루), 넥센 송성문(1자루), NC 이원재(1자루) 한화 김회성(1자루)이 지적받은 배트의 주인이었고, 이유는 배트가 너무 짙은 도료로 인해 나뭇결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 부정배트? NO. 공인배트. "도료가 문제"
선수들의 배트에 문제가 제기되자 일부에서는 '부정배트'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오해의 시선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번에 지적을 받은 선수 모두 짙은 도료로 인해 나뭇결이 보이지 않았을 뿐 코르크배트, 압축배트 등 부정배트가 발견된 것은 아니다.
야구규약 '배트 공인규정' 4조 '제조기준' 2항에는 '표면에 도포하는 도료는 자연색, 담황색, 다갈색, 검은색에 한하며, 반드시 나무의 결이 보여야 한다'고 명시됐다. 이 배트를 타격 연습 때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경기 중에 규정을 위반한 배트를 들고 나오면, KBO 규정에 따라 제재를 받게 된다. 공인받은 배트이지만 경기에 사용하면 안 되는 부적격배트인 것이다.
최근에는 이영욱(KIA)도 경기 중 나무결이 안 보인다는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해 지적받았지만, 방망이 내부 등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일하게 두 자루의 배트가 걸린 김재환은 사용하던 배트가 아닌 새 배트 두 자루였다. 만약 김재환이 이 배트를 경기 중에 들고 왔다면 이영욱 때와 마찬가지로 지적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김풍기 심판 위원장 역시 "부정 배트는 아니지만 도료가 두껍게 칠해졌다고 판단해 방망이 사용을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 선수협 입장 "선수 문제 아닌 제조사 책임"
방망이 검사 후 선수들에 대해 오해의 시선이 생기자 선수협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유감을 전했다.
선수협은 "이번 공인배트 수시검사에서 공인규정 위반으로 지적된 부분은 부정배트가 아닌 KBO 공인을 받은 공인배트이고 공인배트 규정상 도료의 칠문제로서 배트제조사의 공인기준 이행의 적절성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서 "부정배트는 야구규칙 6.06 (d)항에 따라 공인받지 아니한 배트 또는 공의 비거리를 늘리거나 이상한 반발력이 생기도록 개조, 가공한 배트로서 배트에 이물질을 끼우거나 표면을 평평하게 하거나 못을 박거나 속을 비우거나 홈을 파거나 파라핀 왁스를 칠한 것으로 코르크배트, 압축배트가 대표적인 부정배트다. 선수가 공인배트기준을 어긴 것도 아니고 공인배트에 특별한 가공을 한 것도 아니다. 단지 선수는 KBO공인배트를 사용한 사실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즉. 이번 문제가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제조사 책임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밝혔다. 다만, 선수도 새 배트를 지급받은 후에 도료가 짙은 것을 확인해야 하는 책임도 있다.
▲ KBO "제조사에 별도의 조치 취할 예정"
KBO 역시 매년 해오던 검사였던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KBO는 "배트 검사는 사전에 구단에 공지했었다. 절차상 문제도 없었다"라고 전하며 "실명 공개 역시 KBO에서 한 것이 아닌 취재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제조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 bellsto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