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형종(29)의 경기 후 유니폼을 보면 흙투성이 경우가 많다. 허슬 플레이가 많기 때문이다.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오른 무릎을 다친 그는 복귀 후에도 주저없이 슬라이딩을 하며 거침없이 내달린다. '광토마'라는 별명이 정말 어울린다.
무릎 재활로 4월 중순에서야 1군에 올라온 이형종은 복귀 후 톱타자와 중견수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9일까지 타율 3할4푼4리 3타점 13득점 출루율 .417 OPS .901을 기록 중이다.
드러난 성적 이상으로 매 경기 허슬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9일 롯데전에서 1회 좌선상 2루타로 출루한 뒤, 오지환의 중견수 뜬공 때 3루로 태그업했다. 이후 김현수의 적시타로 득점. 3회에도 1사 후 안타로 물꼬를 튼 후 2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또 득점을 올렸다. 이날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3-2 승리에 기여하며 8연패를 끊는데 한 몫 했다.

이형종은 '무릎 상태가 100% 회복됐는지'를 묻자 "아직 완벽하게 회복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여전히 이형종의 몸상태를 관리하고 있다. 경기가 기울어진 상황에선 이형종의 체력 보호와 부상 방지를 위해 후반에 교체해 준다.
그럼에도 이형종은 부상 위험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 과감한 플레이를 한다. 그는 "다치지 않으려고 더 살살 플레이를 하거나 소심하게 하지 못한다. 그러면 오히려 더 다칠 것 같기도 하다"며 설명했다. 8일 롯데전 3회 1사 3루에서 좌익수 뜬공 때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베스트로 뛰고, 경기 전후로 잘 치료받고 관리를 받자는 생각이다. 경기 후반 상황에 따라 일찍 빼 주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승부욕으로 인해 그라운드에서 뛸 때는 부상 걱정은 잊은 채 경기에 몰두하는 것이다.
8일 경기에서 2-4로 뒤진 8회 1사 1루에서 박용택의 우중간 2루타 때 쏜살같이 달리다 3루에서 멈췄다. 주루 코치가 무리하지 않고 막아 세웠다. 1아웃, 롯데의 중계 플레이, 이형종의 무릎도 약간은 고려됐다.
그 상황 홈까지 무리였는지를 묻자 이형종은 "뛰면서 슬쩍 봤을 때 우익수가 펜스 플레이를 잘 했고, 수비수들이 중계 플레이를 잘 하는 것으로 보였다. 1아웃 상황이라 무리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하면서도 "다들 조금 늦었다고 생각하던데, 내가 볼 때는 (홈으로 뛰어도) 늦지는 않아 보였다"며 승부욕을 보였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