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잘해야지요." 최하위에 빠진 팀의 최고참 박한이(39·삼성)의 무게감은 남달랐다.
삼성은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wiz와 팀 간 5차전 맞대결에서 5-4로 승리했다. 시즌 첫 3연승을 달린 삼성은 9위 NC(16승 23패)를 0.5경기 차 추격했다.
시즌 첫 2연승에 이은 3연승. 중심에는 박한이가 있었다. 박한이는 8일 4-3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고 있을 때 시즌 첫 홈런을 스리런 홈런으로 장식하면서 팀의 9-4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이날 지명-7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4안타 맹타를 휘두르면서 3연승 발판을 놓았다.

박한이는 최근 두 경기에서의 활약 비결에 대해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장점을 못 살리고 타이밍이 늦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장점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좌중간 쪽으로 보내는 것이 좋은 타구가 나왔던 것을 생각했다. 이 부분에 신경을 썼더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두 차례 1군 엔트리 말소를 경험한 박한이는 지난 4일 1군에 복귀해 타율 6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국민타자' 이승엽이 은퇴하면서 지명타자 자리에 공백이 생긴 삼성으로서는 박한이의 활약이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박건이는 "내가 (이)승엽이 형에게는 못 미친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 나쁜 소리 안 나오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아울러 맏혐으로서의 책임감도 전했다. 특히 최하위로 떨어져 있는 만큼, 최고참 박한이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박한이는 "내가 큰형이고 최고참이다 보니 후배를 질타하기 보다는 다 같이 어려운 부분을 끌고 가면서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해야될 것 같다. 또 감독님과도 대화를 했는데, 그런 부분을 강조하시면서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후배를 잘 이끌어달라고 주문하셨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한이는 2001년 데뷔 이후 16년간 꾸준히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왔다. 그러나 지난해 부상으로 68경기 출장에 그쳤고 31개의 안타 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연속 기록 행진이 깨진 만큼 아쉬움이 짙었지만, 박한이는 오히려 팀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다. 박한이는 "기록이 깨지긴 했지만, 어쩔 수 없다. 이미 지난 일이다. 올해 다시 나서야 한다"라며 "현재 팀이 어려운 만큼, 내게 주어진 일을 하려고 한다. 최고참인 만큼 후배를 다독거리고, 또 경기에 나가서는 팀에 보탬이 되고 도움이 되는 것을 생각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비록 연속 안타 기록은 끝났지만, 박한이는 의미있는 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다. 박한이는 이제 두 경기만 추가로 나서면 역대 11번째 2000경기 출장을 달성하게 된다. 대기록 달성에 설렐 법도 했지만 박한이는 팀 최하위 탈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바한이는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다. 현재 우리 팀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물론 달성한 날 당시에는 좋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팀이 이기고 봐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렸다. 첫 2연승에 이은 3연승이다. 삼성이 3연승을 거둔 것은 2017년 7월 23일 대구 LG전부터 26일 대구 NC전까지 기록한 이후로 처음이다. 박한이는 "사실 팀 분위기는 항상 좋았다. 감독님, 코치님도 그러시지만, 한 경기, 두 경기 하는 것이 아니고 144경기를 치러야하니 한 경기 졌다고 해서 풀 죽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지면 질수록 더 힘을 내서 하는 것이 나중에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좋은 분위기 만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