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조사위 구성" 최승호 사장 2차 사과, 이영자 아픔 씻을까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5.10 10: 40

MBC 최승호 사장이 '전지적 참견 시점'이 세월호 참사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은 지난 5일 방송분에서 개그우먼 이영자의 어묵 먹방을 뉴스 형식으로 구성하며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는 뉴스 장면을 인용했다. 해당 장면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보도한 MBC 앵커들의 모습을 딴 것으로,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어묵을 세월호 희생자들을 향한 모욕적인 단어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받은 것"이라고 해명하며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전지적 참견 시점'이 여전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참사를 희화화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는 높아졌고, MBC와 제작진은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고 참담한 심경"이라며 2차 사과를 했다. 최승호 MBC 사장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님께 직접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결과가 나오면 제가 직접 찾아뵙고 다시 한 번 사과드릴 예정이다. 다시 한 번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전지적 참견 시점'을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많은 시청자들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희화화했다는 것에 분노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프로그램 폐지와 관련자 색출 등을 요청하고 나섰다. 
시청자들의 끓어오르는 분노만큼, 자신의 촬영분이 해당 장면에 삽입된 출연자 이영자 역시 크게 충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4년 9월 방송된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이영자는 세월호 참사를 희화화하는 듯한 영상에 큰 상처를 받은 것. 결국 이영자는 '전지적 참견 시점' 녹화에 불참을 통보했다. 이영자 소속사 관계자는 OSEN에 "10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전지적 참견 시점' 녹화에 참석하지 않기로 제작진에게 의사를 전달했다"며 "이영자 본인이 큰 충격을 받고 상심에 빠진 상태다. 회사 전체도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에 최승호 사장은 또 한 번 사과문을 게재했다. 최승호 사장은 "저희는 전지적참견시점에서 일어난 사안을 제대로 조사해 밝히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내부 구성원 만으로 조사를 해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형태의 조사위는 MBC 역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이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원인 규명과 관련자 색출을 약속했다.
이어 "저는 이 사안으로 충격과 상처를 받은 출연자들, 특히 이영자님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영자님은 누구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안타까워했다고 들었다. 그런 분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당했으니 그 충격과 아픔은 짐작하고도 남는다"며 "사실 이영자님과 저는 과거에 인연이 있다. 30대 초반 젊은 연출자 시절 이영자님과 꽤 오래 함께 '생방송 토요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영자님은 늘 녹화장의 분위기메이커였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던 분이었다. 전지적참견시점이 시작된 뒤 한 번 녹화장을 찾아가 인사해야겠다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이영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최승호 사장은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히며 MBC 개혁까지 약속했다. 이영자는 MBC와 제작진의 사과에도 여전히 큰 충격에 마음의 문을 닫은 상태다. 과연 최승호 사장의 거듭된 사과와 약속이 이영자의 상처를 씻고 마음을 돌리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mari@osen.co.kr
[사진] OSEN DB, MBC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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