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소사(33·LG)는 꾸준함의 상징이었다. 2012년 처음으로 KBO 리그를 밟아 2017년까지 59승을 따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였다.
그러나 ‘꾸준함의 상징’이라는 말에는 불편한 진실도 있었다. 압도적인 맛은 없었다. 누구도 소사를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뽑지 않았다. LG의 지난겨울 외국인 선수 계약 전선 당시에도 ‘1순위’는 데이비드 허프였다. 하지만 소사는 시즌 초반 선발 랭킹에서 독주를 거듭하며 또 다른 전성기를 열고 있다. 2위권과의 격차가 꽤 벌어졌다.
대표적인 세이버 매트리션인 톰 탱고의 ‘사이영상 예측 프로그램’을 KBO 리그에 대입한 결과, 9일 현재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는 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사는 올 시즌 8경기에서 57이닝을 던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과 이닝소화부문에서 모두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점대 평균자책점은 소사가 유일하다.

8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이보다 난이도가 높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7번이나 된다. 이런 소사는 탱고의 모델에서 27.2점을 얻어 1위를 지키고 있다. 꾸준했던 소사는, 이제 꾸준하게 리그 최고 위치를 지키는 선수로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소사의 독주를 누가 저지할지도 관심사다. 2위권은 일대 혼전이다. 현재 2위는 세스 후랭코프(두산)로 20.0점이다. 앙헬 산체스(SK)와 양현종(KIA)이 19.2점으로 공동 3위, 조시 린드블럼(두산)이 18.6점으로 5위다. 6~10위는 에스밀 로저스(넥센·17.2점), 왕웨이중(NC·16.3점), 타일러 윌슨(LG·10.7점), 임찬규(LG·10.6점), 최원태(넥센·9.7점)가 각각 위치해 있다.
양현종이 토종 최고를 넘어 소사에 도전할 수 있을지, 구위만 보면 소사에 밀리지 않는 산체스가 더 힘을 낼 수 있을지, 두산의 두 외국인 투수가 소사를 추격할 수 있을지 여러 관전 포인트가 있다. 한편으로는 선발 TOP 10안에 세 명의 투수를 올려두고 있는 LG의 저력이 계속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