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한화, 벌써부터 '가을야구'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그래도 팀 내부에선 신중하다. "아직은 가을야구를 말할 때가 아니다"며 크게 들뜨지 않고 있다. 시기상조라는 분위기 아래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가 KBO리그에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넥센과 주중 3연전을 모두 잡으며 3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시즌 21승16패 승률 5할6푼8리. 5월 8경기 7승1패. 한화의 승패 마진 '+5'는 지난 2015년 7월21일 이후 1024일 만이다. 4위 KIA(18승19패)에도 3경기 앞선 여유 있는 3위다.
한화의 몰라보게 달라진 경기력에 벌써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는 그 어느 팀보다 가을야구에 목말라있다. 시즌 전 하위권으로 평가받았던 한화라서 깜짝 선전에 기대감이 더 부푼다.

하지만 팀 내부에선 차분하다. 아직 시즌 초반일 뿐이란 신중함이 가득하다. 돌풍을 이끌고 있는 한용덕 한화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3위는 그렇게 큰 의미 없다. 시즌 중반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팀을 만드는 과정이다"는 말로 길게 내다보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3위(4.71)로 만든 송진우 투수코치도 "기대치가 높아졌지만 시즌 끝날 때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간판타자 김태균도 "가을야구 한 번 해야 한다. 너무 오래 못했다"면서도 "사실 지금 가을야구를 말하는 건 이르다"고 말했다.
3년 전 비슷한 전례가 있었다. 2015년에도 한화는 시즌 초 돌풍을 일으켰고, 전반기를 5위로 마치며 가을야구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후반기 24승36패 승률 4할로 급전직하했다. 후반기 성적 10위이자 최종 순위 6위로 추락하며 포스트시즌 꿈이 좌절된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기대이상 선전을 하고 있지만 아직 시즌 반의 반도 나지 않았다. 전체 일정의 20.9%를 소화했다. 시즌은 아직 107경기 더 남아있다. 한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아직 아니다"며 가을야구 이야기에 손사래 치는 이유. 지금 흐름을 중반까지 이어가면 그때 가서 욕심을 낼 수 있다.
가을야구를 떠나 2015년에 비해 과정이 훨씬 좋은 한화다. 특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고, 젊은 선수들도 쑥쑥 크고 있다. 언젠가 다시 고비가 올 수 있지만 2군과 재활군에 베테랑 선수들이 추가 전력으로 대기 중이다.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상승세가 지속될수록 한화의 가을야구를 향한 기대감은 점점 더 커져갈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고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