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31·KT)이 마침내 짐 하나를 덜었다.
황재균은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팀 간 6차전에 1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해 팀의 연패를 끝내는 극적인 안타를 날렸다.
경기 전까지 10경기에서 4할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황재균은 웃지 못했다. 득점권에서 타율 2할2푼7리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팀이 4연패에 빠지면서 황재균이 가지고 있던 마음의 짐은 더욱 커졌다.

이날 역시 황재균은 경기 내내 아쉬움을 삼켰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쳤지만 이후 8회 몸 맞는 공 하나만 추가했을 뿐 좀처럼 시원한 공격력을 뽐내지 못했다. 특히 9회 2사 2,3루 끝내기 찬스에서 황재균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다시 득점권 악몽을 떠올렸다.
4-4로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며 맞이한 연장 11회말. KT는 강백호의 볼넷으로 찬스를 만들었다. 강백호는 투수 실책과 이해창의 땅볼로 3루를 밟았다. 다시 2사 3루 상황. 심우준 타석에서 연속으로 볼이 3개 나오자, 삼성은 고의 4구를 택했다. 후속타자는 황재균.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80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고 KT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은 황재균으로서는 자존심이 다소 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황재균은 2볼로 유리한 볼카운트가 되자 김승현의 3구 째 직구를 공략했고, 타구는 완벽하게 우중간을 갈랐다. 황재균의 시즌 첫 끝내기로 길었던 연장 승부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KT로 4연패에서 탈출했다.
기쁨의 순간. 황재균은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만큼 황재균 마음 한 편에 짐은 컸다.
경기를 마치고 황재균은 기쁨보다는 "미안했다"라는 말을 연신 전했다. 황재균은 "9회에도 끝내기 찬스가 왔는데, 기회를 살리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 (연장 11회말에는) 무조건 쳐야한다는 생각만 했다"고 끝내기 상황을 전했다.
이어서 "그동안 찬스에서 너무 약했다. 원래 찬스에서 긴장하는 성격이 아닌데, 이상하게 내 스윙을 하기보다는 맞추기 급급했다. 중심 타선에서 해야하는데 그것을 못해서 많이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감독도 활짝 웃었다. 황재균이 4번타자로 나서며 해결사 역할을 해주지 못했을 때도 김 감독은 "현재는 꼬이고 있지만, 다시 올라올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굳건한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황재균이 마침내 해내자 "끝내기 안타를 친 황재균이 해결사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줘 기쁘다"고 밝게 웃었다.
막혔던 혈을 하나 뚫은 황재균은 "이제는 조금은 편안 마음으로 나설 수 있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