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요건은 기본적으로 잘 던져야 따라온다. 그러나 그것이 완성되려면 동료들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쩌면 약간의 운도 보태야 한다.
타일러 윌슨(29·LG)과 문승원(29·SK)은 올 시즌 초반 리그에서 가장 운이 없는 선수들로 뽑힌다. 잘 던져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경험이 많아서다. 7경기를 던진 윌슨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3.43이다. 역시 7경기에 나간 문승원은 3.76이다. 평균자책점 랭킹에서 8·9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나란히 1승3패에 머물고 있다.
윌슨 쪽이 좀 더 심각하다.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하고 있는 윌슨은 7번의 선발 등판 중 6번이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특급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적어도 팀 승리의 발판을 매 경기 꼬박꼬박 놨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6번의 QS에서 단 1승에 머물고 있다.

문승원도 불운하기는 마찬가지다. 문승원은 시즌 7경기 중 세 차례 QS를 달성했다. 그런데 이 QS는 좀 더 승리확률이 높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였다. 선발투수들이 7이닝을 3실점 이하로 막은 경기에서 승리를 따낼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매우 높다. 그럼에도 문승원은 1승에 그치고 있다. 직전 등판인 5일 인천 롯데전에서는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도 불펜 난조로 승리를 날렸다.
이런 두 선수가 11일 정면충돌한다. SK와 LG는 1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양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 문승원과 윌슨을 나란히 선발로 예고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이 나쁘지 않아 양팀 모두 기대를 걸고 있다.
두 선수는 공격적으로 던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볼넷을 주는 것보다는 차라리 맞자는 유형이다. 윌슨의 탈삼진/볼넷 비율은 5.88로 리그 2위, 문승원은 4.71로 리그 8위다. 루상의 주자를 잔루로 만드는 능력도 탁월하다. 문승원은 리그 전체 1위고, 윌슨도 TOP 10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둘 중 누가 웃을 수 있을까.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