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톡톡] 한용덕 감독, "5시까지 출근, 훈련보다 휴식"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5.11 17: 47

"지금은 연습이 필요할 때가 아니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NC와 홈경기를 앞둔 한화 선수단이 평소보다 한산했다. 경기 전 훈련 때는 대부분 비주전 선수들이 연습했을 뿐, 주전 선수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알고 보니 이날 주전 선수들의 출근 시간은 오후 5시, 경기시작 1시간30분 전까지였다.
서울 원정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전날(10일) 넥센전이 2시간57분 만에 끝났고, 대전에 왔을 때도 자정쯤 비교적 여유 있게 도착했다. 굳이 출근 시간을 늦출 이유는 없었지만 한화 한용덕 감독은 과감하게 5시 출근이란 파격 지시를 내렸다.

한용덕 감독은 "오늘 주전들은 아예 늦게 나오라고 했다. 5시 정도까지 와서 몸만 풀고 경기에 나갈 수 있게끔 했다"며 "지금 연습이 중요하지 않다.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체력적으로 세이브를 해줄 필요가 있었다. 여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5시 출근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수들은 대부분 오후 3시30분에 출근했다. 비주전 선수들도 평소보다 30분가량 늦게 워밍업과 타격 훈련에 들어가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한 감독은 "선수들이 조금 더 일찍 와서 마사지를 받으며 경기를 준비하고 있더라"며 "선수들을 믿는다. 가장 중요한 건 에너지가 있어야 경기에 힘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계속 박빙 승부를 했고, 쉬게 해줄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에게 느끼는 고마움도 크다. 한 감독은 "많이 힘들 텐테도 내색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고맙다. 점수차가 확 벌어지면 다음 경기를 생각해서 주전들을 쉬게 할 수 있을 텐데 선수들이 (승부의) 끈을 놓지 않더라.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데 내가 끈을 놓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체력 관리 차원에서 이날 양성우와 이성열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김민하가 좌익수, 김회성이 1루수로 선발출장한다. 3연투를 한 마무리 정우람과 2연투한 안영명도 완전 휴식을 취한다. 한 감독은 "아예 출근하지 말라고 할 걸 그랬다"며 웃었다. 
한 감독은 "앞으로도 이동 시간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감안해 (훈련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다"며 상황에 따라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시간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전혀 볼 수 없었던 한화의 몰라보게 달라진 풍경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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