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를 생각하긴 했지만…".
한화는 지난 11일 대전 NC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2-4로 졌다. 9회말 김태균의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지만 10회말 무사 1루 찬스를 끝내기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결국 11회초 노진혁에게 결승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3연승을 마감했다.
한화로선 10회말이 아쉬웠다. 선두타자 정은원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기 때문이다. 이어 이용규 타석에 보내기 번트를 댈 수 있었지만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이용규가 헛스윙 삼진, 양성우가 우익수 뜬공 아웃됐지만 송광민의 우전 안타가 나오며 1·2루 득점 찬스를 연결했다.

만약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상황이었다면 송광민의 안타가 끝내기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희생번트가 5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은 한화는 1점이 필요한 순간에도 번트가 아니라 강공을 택했다. 이용규가 2구째 번트를 댄 것이 파울이 됐는데 사인이 난 것은 아니었다.
한용덕 감독은 12일 NC전을 앞두고 이에 대해 밝혔다. 한용덕 감독은 "사실 초구에 번트 사인을 냈다 취소했다. 2구째는 용규 스스로 번트를 시도한 것이다"며 "용규가 타격감이 좋았기 때문에 강공으로 갔다. 뒤에 (양)성우와 (송)광민이의 감이 좋지 않았다. 용규가 출루하면 성우에게 번트를 대고 그 뒤에 찬스를 볼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용규는 이날 2안타 1볼넷으로 감이 좋았다. 대타로 나온 양성우는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송광민도 10회 안타 전까지 4타수 무안타였다. 한 감독은 "용규가 병살을 칠 확률이 적기 때문에 아웃되더라도 연결될 것으로 봤지만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일 뿐이다. 한 감독은 "나도 코치 시절 김인식 감독님이 1점을 쥐어짜낼 수 있을 때 번트를 대지 않으시면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었다. 투수코치 입장에선 투수를 아껴야 한다는 생각에 애를 태우곤 했다"며 웃은 뒤 "하지만 내가 감독이 되어보니 왜 그런지 알겠다. 야구는 결과론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감독은 "상황에 따라 번트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번트를 대는 것도 그렇게 쉽지가 않다. 지금까지 우리 선수들이 잘할 수 있었던 건 번트로 볼카운트를 버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한 것이 통한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상황에 따라 번트를 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도 한 감독의 스타일대로 강공 승부를 할 것으로 보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