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모두에게 어쩌면 단비다. 의미 있는 휴식이 될 수 있다.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5차전 맞대결은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다. 취소된 경기는 추후 재편성될 예정이다.
이날 우천 취소는 양 팀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KT는 이날 선발 로테이션이 비어 있었다. 대체 선발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박세진이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었다. 올 시즌 4경기 선발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6.62의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나름대로 제 몫을 해주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대체 선발이었기에 무게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취소 결정이 내려지기 전 KT 김진욱 감독은 "아무래도 이런 날씨에 우리 팀에서 대체 선발이 등판하게 되면 팀 입장에서는 한 번 쉬어가는 게 좋다"면서 "만약 경기가 취소된다면 고영표를 정상적으로 내세운다. 사직 원정에서 1승1패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내심 우천 취소를 기다리는 눈치. 결국 김진욱 감독의 바람대로(?)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졌고, KT는 정상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KT는 박세진 대신 13일 경기에 고영표가 선발 등판한다. 고영표는 지난달 24일 수원 롯데전에서 9이닝 2실점 역투로 완투승을 따낸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최근 5연속 위닝시리즈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2연승을 달린 롯데 입장에서는 이날 우천 취소가 그리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상승무드가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을 것. 롯데 조원우 감독은 취소 결정이 내려지기 전 "하늘의 뜻에 맡길 것이다"면서 덤덤하게 우천 취소를 바라봤다.
그러나 롯데 입장에서도 이날 우천 취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소들이 있다. 롯데의 야수진은 베테랑들이 주축이다. 이대호, 채태인, 이병규, 손아섭, 전준우, 문규현 등이 모두 30대에 접어들었다.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이병규(손목), 채태인(다리), 문규현(어깨) 등 잔부상을 달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경기 출장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들이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게끔 관리를 해줘야 했다. 이대호와 손아섭도 최근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 관리를 위해 하루 쯤 쉬어가는 것도 롯데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전날(11일) 경기를 앞두고 "야수진에서 베테랑들이 많으니까 연이어 경기를 치르는데 조금 힘들어하는 것 같다"면서 베테랑 야수들의 관리가 필수적임을 언급한 바 있다. 결국 롯데 입장에서도 상승세를 잇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수 있지만 선수들의 체력 관리라는 면에서는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