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캐롬연맹(UMB)과 대한당구연맹(KBF)의 갈등이 좀처럼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UMB와 마케팅 및 중계권 계약을 맺고 있는 코줌인터내셔널도 12일 UMB와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당초 코줌은 UMB와 KBF 사이에서 한 발 떨어져 지켜본다는 관망의 자세였다.
하지만 코줌은 최근 KBF가 점차 정도를 벗어나 거짓정보로 KBF 대의원들을 기만하고 국내 언론을 통한 여론 호도에 나서고 있다고 봤다. UMB의 목소리에 힘을 실은 것이다.

코줌 관계자는 12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UMB-KBF 대립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의해 개정된 규정은 물론 공개된 회의록까지 부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다른 국가 연맹들도 인정하고 있는 내용을 KBF만 부정한다. KBF가 치욕적인 통보를 받았는지 아니면 KBF의 과오를 덮으려 하는 만행인지는 당구팬들과 전 세계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코줌은 오는 7월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강남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국제초청대회인 '코줌마스터즈'를 개최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코줌마스터즈는 총상금 22만달러(약 2억 3500만 원)에 달하며 세계 톱 랭커 20명과 와일드카드 4명 등 모두 24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세계랭킹은 오는 21일 열리는 베트남 호치민월드컵 성적을 반영해 산정한다.
그러나 이날 충남 서천에서 열린 KBF 대의원총회에서는 "어떠한 국제대회도 KBF 동의 없이 한국 내 개최 불가' 등의 입장을 내세운 결의서를 채택했다.
이에 코줌 관계자는 "코줌은 기업인 만큼 UMB와의 계약에 의거해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 7월, 9월, 11월 열리는 코줌마스터즈는 UMB로부터 부여받은 코줌의 고유 사업권"이라며 "KBF 협조 없이 개최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 대회의 경우 중계권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추가해 좀 더 많은 전 세계 팬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인데 왜 엉뚱하게 여론을 몰아가는지 모르겠다"고 씁쓸해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코줌마스터즈는 한국 선수들의 출전이 100% 가능하다. KBF가 한국 선수의 출전을 제한한다면 외국 최고의 선수들만으로 대회 개최도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UMB와의 갈등으로 선수의 출전을 KBF가 제한한다면, 그리고 이를 어기고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대한민국 당구 발전을 목표로 한다는 KBF의 명분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코줌은 "KBF에서 줄 수 있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출전을 강행하려는 한국 선수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대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기관이 주최하는 권위있는 국제대회이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로서 선수의 입장에서는 욕심이 날 수밖에 없는 대회"라며 "새로운 대회 룰을 적용하고 진정한 프로스포츠로 다가서는 당구의 출발점인 대회라는 점에서 이 대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UMB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