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홈런을 쳤는데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다린 러프(삼성)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지난달 18일 사직 롯데전 이후 장타 가뭄에 시달렸던 러프는 11일 대구 KIA전서 23일 만에 대포 가동을 재개했다.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러프는 6-1로 앞선 7회 무사 1루서 KIA 두 번째 투수 황인준의 2구째를 그대로 받아쳤고 좌측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시즌 9호째. 승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의 활약도 빛났다. KIA의 1회초 공격. 1사 후 김선빈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렸다. 곧이어 안치홍이 장원삼과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랐다. 1사 1,2루. 4번 최형우는 장원삼의 1구째를 그대로 잡아 당겼다.

러프는 최형우의 강습 타구를 걷어낸 뒤 2루로 던져 2루 주자 김선빈까지 아웃시켰다. 자칫 하면 흐름을 내줄 뻔 했지만 러프의 명품 수비가 위기를 막아냈다. 김한수 감독은 "1회 러프의 강습 타구 처리가 굉장히 컸다. 1회 위기를 잘 극복한 덕분에 득점에 성공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러프와의 일문일답.
-지난달 18일 사직 롯데전 이후 23일 만에 대포를 가동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타이밍과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오랜만에 홈런을 쳤는데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어떤 변화를 줬는가.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변화를 꾀했던 게 그대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노력한 게 결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1회 강습타구 처리가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경기 초반이다보니 큰 영향을 미칠 지 잘 몰랐는데 돌이켜 보니 그때 1~2점을 내줬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격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수비에서부터 차근차근 집중하면서 풀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운좋게 타구가 내게 왔고 병살 처리할 수 있었다. 팀의 승리에 도움이 돼 뿌듯했다.
-그동안 타선이 침체돼 4번 타자로서 어깨가 많이 무거웠을 것 같다. 구자욱과 박한이가 가세한 뒤 타선이 강해졌다.
▲야구는 팀스포츠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역시 베스트 라인업으로 해야 모두가 힘을 낼 수 있다. 구자욱과 박한이가 합류한 뒤 잘 해주고 있다.
-순위표 맨 아래 머물러 있지만 최근 분위기라면 반등 가능성도 높다.
▲선수들 모두 하고자 하는 의지가 아주 강하다.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은 가득하다. 선수들은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우리 모두 힘을 낼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팬들께 승리라는 근사한 선물을 전해드리고 싶다. 꼭 그렇게 하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