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 리그는 신인들의 활약에 고무되어 있다. 확실히 예년에 비하면 순수 신인들이 1군 경기에 출전하는 비중이 많이 늘어났다. “이른바 베이징 키즈들의 수준이 높다”라던 야구 관계자들의 기대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의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양창섭은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87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지금은 2군에 있지만 삼성 선발진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두산의 1차 지명자인 곽빈도 벌써 22경기에 나가 1승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이제는 두산 불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KT의 2차 1라운드 지명자인 강백호 또한 시즌 초반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등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그 외에도 박주홍 김진욱 정은원(이상 한화), 한동희(롯데), 김유신(KIA) 등도 벌써 1군 무대를 밟아 팬들에게 선을 보였다. 2017년 지명자이기는 하지만, 윤성빈(롯데) 또한 7경기에 나가는 등 팬들의 기대치를 키우고 있고,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넥센)는 2년차 징크스를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선수는 단연 안우진(19·넥센)이다. 현재는 출장하지 않고 있으나 이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휘문고를 졸업한 안우진은 2018년 넥센의 1차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 이미 초고교급투수로 명성이 자자했다. 팜이 풍부한 서울 지역에서 1번 지명권이 있었던 넥센의 부름을 받았다. 곽빈 김영준(LG) 양창섭 등 좋은 투수들이 많았지만, 안우진이 1번이라는 데는 스카우트들의 이견이 없었다. 최고 150㎞대 중반의 강한 공을 던지는데다 하드웨어도 좋아 성장 가능성 또한 큰 기대를 모았다. 메이저리그에서 안우진을 주목하기도 했다.
수도권 구단 A스카우트는 “안우진이 1번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양창섭 김영준 곽빈 성동현(LG) 하준영(KIA) 박신지(두산) 등도 좋은 투수였지만, 안우진의 기량이 한 단계 위였다. 여기에 성장 가능성 또한 더 크다는 것이 중론이었다”면서 “1년 전 최대어였던 윤성빈이나 이정후보다도 더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그런 안우진은 계약금 6억 원이라는, 근래에는 보기 드문 액수를 찍으며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정작 안우진은 지금 현재 KBO 리그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고교 시절 후배를 폭행한 사건 때문이다. 아마야구를 들쑤신 이 사건으로 안우진은 팀의 자체 징계를 받았다. 넥센은 5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리며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징계가 거의 끝나간다. 넥센은 12일까지 41경기를 치렀다. 5월 말에는 징계에 일단락된다.
안우진도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다. 그간 팀 훈련에만 충실했던 안우진은 최근 연습경기에 등판하며 관심을 모이기도 했다. 물론 1군 마운드에 오르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군에서 구위를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하다. 장정석 넥센 감독도 안우진의 복귀 시점에 대해 “논의를 한 게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전반기 내 합류는 유력시된다는 게 대체적인 시선이다. 수도권 B스카우트는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1군에 데뷔하면 큰 임팩트를 남길 만한 기량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즉시전력감이 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구단들의 평가와는 별개로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지만, 마운드 위에서 보여줄 인상 자체는 여전한 궁금함을 남긴다. /skullboy@osen.co.kr